<나의인테리어작업>디자이너 이춘희씨-서울목동 55평아파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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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아름다움과 기능성의 조화를 추구하는 인테리어.개인의 취향과 생활양상의 변화,새로운 마감재의 등장 등으로 인테리어가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특히 벽체를 헐지 못하는 등 일정한 제한이 따르는 상황에서 효율적인 인테리어는 많은 주부들이 궁금해 하는 사항.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이 최근 새롭게 꾸민 집들을 중심으로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창출된 쾌적하고 편리한 모습을 살펴보는 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집자註] 55평형 아파트에 사는 주부 박정희(朴政姬.42.서울양천구목동)씨.작지 않은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평소 항상 뭔가 답답하고 정리되지 않은 듯한 느낌을 받고 있었다.가구배치를 옮겨 보고 인테리어 소품을 바꿔봤지만 별로 나아지는걸 발견할 수 없었다.지은지 8년을 넘긴 아파트라서 주방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생각 끝에 전문가에게서 해결책을 모색하기로 작정하고 풍진아이디((02)701-4890)이춘희(李春姬)씨를 만났다.
그 결과 현관문을 열자마자 마주치는 신발장과 거실이 구분되지않는 주방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드러났다.화장실과 천장도 단조로워 손댈 여지가 많았다.
우선 들어서는 순간 탁 트인 기분을 느낄 수 있게끔 신발장을왼쪽 벽으로 옮겼다.그러면서 키큰 장으로 바꿔 수납효과를 높였다. 원래 신발장이 있던 자리에는 벽 중간부터 천장까지 닿는 큰 거울을 달고 아랫부분에는 자그마한 콘솔을 놓아 정겨운 분위기를 연출.거울 윗부분에는 조명등도 달았다.
주방은 주방가구를 늘리고 정리된 느낌을 주기 위해 거실과 주방 사이에 벽을 새로 세웠다.이로써 휑뎅그렁한 분위기를 풍기던거실이 단정해지는 한편 음식냄새나 조리할 때의 소음도 상당부분차단되는 효과를 거뒀다.늘어난 주방가구도 충분 히 수용할 수 있게 됐다.벽체를 세운다는 다소 파격적인 아이디어로 만족스런 결과를 끌어낸 것.
주방의 벽은 흰색 바탕에 푸른 무늬가 있는 반복패턴을 채택했고 싱크대 상판은 파랑색으로 골라 악센트를 주었다.
천장은 석고보드로 가장자리를 10㎝정도 낮춤으로써 입체감을 조성.가장자리에는 할로겐 매입등을 설치,부드러운 표정을 도출.
아울러 벽은 유화 같은 질감이 나는 실크벽지로 마감했다.색상은바닥이 원목이라는 점을 고려해 베이지색으로 결정 했다.
李씨는 『다양한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는 페인트 대신 벽지를택한 이유는 안정되고 중후한 분위기를 내기 위해서』라고 설명.
방문은 베이지색이 섞인 흰색 페인트로 칠했다.
욕실에는 세면대와 변기가 붙어있는 일체형에 샤워 커튼을 설치했다.전반적인 색상은 베이지와 연한 초록.수건을 포함한 욕실용품도 비슷한 색깔로 갖췄다.수도꼭지는 깨끗한 느낌이 드는 크롬색을 택했다.욕실 수납장에는 거울로 된 문을 달아 내부가 넓어보이도록 했다.
또 뒷 베란다 한쪽 벽에는 여닫이문을 달아 청소기나 가끔 쓰는 대형 그릇 등 생활용품을 넣어두는 공간을 마련했다.
한편 거실에는 소파와 1인용 의자,콘솔과 키큰 장식장 등 최소한의 가구만을 놓아 널찍한 분위기가 살아나도록 했다.
공사기간은 한달 정도 걸렸으며 비용은 평당 1백만원 가량.
朴씨는 『비용이 꽤 들긴 했지만 분위기가 밝아지고 수납공간도늘어났다』면서 『특히 주방과 거실 사이에 벽을 하나 만듦으로써쾌적하고 정리된 거실공간을 갖게 돼 무엇보다 흡족하다』고 말했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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