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캐주얼 근무복 확산-탈정장 직장 늘어나면서 수요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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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목을 죄는 넥타이와 칙칙한 색깔 정장으로부터의 해방.
일부 자유직 종사자나 주말 근무에 한정됐던 캐주얼 차림이 최근 급증하는 격주 5일제근무와 공무원복장 자율화지침등과 맞물려일반화되고 있다.
일명 「프라이데이 웨어(금요일복)」라 불리는 캐주얼한 근무복차림은 원래 실용성을 중시하는 미국에서 비롯됐다.몇몇 기업들이사원들에게 금요일 업무를 마치자마자 레저생활을 즐길 수 있게 금요일 하루는 딱딱한 정장을 벗어던지도록 허용 한 것이 그 계기.현재는 미국내 전체 남성복 시장에서 정장류보다 매출규모가 더 클 만큼 「프라이데이 웨어」는 새로운 개념의 근무복으로 자리잡고 있기도 하다.
국내에서도 남성복 시장에서 근무복용 캐주얼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95년 남성용 캐주얼의 매출액은 9천3백억원으로 94년(7천5백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이에따라 원래 정장류를 주로 선보이던 신사복 브랜드들은 앞다퉈 캐주얼 제품의 가짓수를 늘려가고 있다.(주)신원 모두스비벤디의 양흥렬팀장은 『지난해 가을부터 캐주얼 제품의 비율이 크게 증가,현재 전체 상품의 20%를 차지한다』며 흔 히 콤비라 불리는 재킷과 면.울바지 종류가 많다고 말한다.
20대 신세대 직장인들의 경우 정장 브랜드의 구색용 캐주얼 제품보다 인터메조.코모도.지이크.워모등 캐릭터 캐주얼 브랜드 제품을 선호하고 자유로이 소화하는 앞선 패션감각을 과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프라이데이 웨어」에 대한 개념 정립이제대로 돼있지 않아 무리한 차림새가 종종 눈에 띄는 것도 사실.나산패션연구소의 김은경 연구원은 『아무리 캐주얼이라지만 근무하기에 적당한 차림새라야지 놀러가는 듯한 복장은 곤란 하다』고말한다. 어깨에 심이 들어가지 않은 면이나 마소재의 편안한 재킷,구김이 잘 가지 않도록 가공한 면바지,넥타이를 매지 않아도좋은 스탠딩컬러나 무늬가 들어간 셔츠등 기본적인 아이템을 갖춘뒤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차림을 연출해나가는게 바람직하다 는 조언. 색깔도 원색계열을 피하고 직장분위기에 녹아들 수 있는 베이지색.갈색.카키색등 튀지 않는 중간색을 택하는게 좋다.
여름이라면 재킷을 입지 않는 대신 바지 밖으로 꺼내입을 수 있는 박스형의 셔츠나 칼라가 달린 니트로 단정한 분위기를 낼 수도 있다.캐주얼한 느낌의 구두와 벨트를 조화시켜야 함은 상식. 1년전 부서를 옮기며 정장 대신 자유복차림으로 근무한다는 회사원 채창환(29)씨는 『매일 같은 옷을 입어도 상관없었던 정장차림 근무때보다 오히려 옷입는데 신경이 더 쓰인다』면서 『하지만 창의적인 업무의 성격을 살리는데 심리적으로 훨씬 도움이된다』고 캐주얼 예찬론을 폈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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