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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봉사정착은이렇게>上.실태.문제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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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중.고생의 자원봉사가 제도화 첫해를 넘기면서 시행착오도 나타나고 있다.범사회적 대책이 아직도 미진하기 때문이다.학생 자원봉사의 문제점과 대책을 3회에 걸쳐 점검해본다.
[편집자註] 서울 강남 K중학교 柳모(32)교사는 지난 3월말 학생들과 자원봉사를 나갈 복지시설을 찾는데 꼬박 3일이 걸렸다. 고아원.양로원.맹인선교원.사회복지관등 주변 복지시설 5곳에 차례로 전화를 했으나 모두 『인근 학교에서 신청한 인원이꽉 차 더 이상 받기 어렵다』며 사절한 것이다.柳교사와 학생 15명은 결국 학교에서 차로 20분 거리인 한 양로원 에서 봉사활동을 마쳤다.
서울 구로구 S중학교 자원봉사활동을 이끌고 있는 金모(43)교사는 고민거리가 많다.지난해부터 중학교 1,2학년생들의 봉사활동을 내신성적에 반영하면서부터 생긴 걱정이다.학생들을 받아들일 복지시설이 부족하고 봉사프로그램도 다양하지 않 기 때문이다. 金교사는 전문봉사인력이 필요한 중증환자 수용시설등에 전화를했다가 거절당할 때의 난감함을 잊을 수 없다.『크게 도움이 안되는 중학생 자원봉사자들을 받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경기도 양평에 있는 E복지시설엔 서울의 중.고생들이 주말이면찾아온다.자폐증 환자 40여명이 수용돼 있어 봉사활동을 하려면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곳이다.
이 시설의 한 관계자는 『환자와 어떻게 지내는 것이 좋은지를미리 알고 오면 좋겠다』고 말한다.복지시설마다 특성이 있는 만큼 학교측에서 언제,몇명이,어떤 식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좋은지를 사전에 협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게 이겅 의 바람이다.
지난해 자원봉사 시범학교로 뽑혀 좋은 효과를 거둔 서울 공항고의 윤흥중(尹興重.44)교사는 처음 시작할 때 많은 고생을 했다. 때문에 그는 올해 처음 시작하는 고등학교들이 겪을 어려움을 없애기 위해 정보교류가 시급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교사들의 업무량 증가도 풀어야 할 과제다.그래서 학교마다 자원봉사 전문교사의 필요성을 꼽고 있다.
또 어디까지를 봉사활동으로 인정할지에 대해 학교마다 심의위원회를 만들어 자율적으로 결정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폭넓은 활동이가능하다고 교사들은 지적했다.
김기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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