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10대><기고>9.열쇠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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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지난해 부스러기선교회에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의식조사를 했던적이 있다.그 결과 맞벌이 부모에 대해 「돈을 많이 벌어서 좋다」「부모가 자랑스럽다」는 응답이 27.3%인데 비해 65.5%는 「대화하는 시간이 부족하다」「나쁘다」등의 반응을 보였다.
물론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왕성해지면서 부모와의 대화부족은 맞벌이부부 자녀들만의 현상은 아니다.문제는 나홀로아이들이 생활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채 음란.폭력 비디오와 퇴폐향락문화가 넘치는 거리에서 저질문화.술.담배등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점이다.특히 취학전인 5,6세때부터 열쇠어린이로 방치.유기된 경우에는 자라면서 외로움.두려움.부모로부터 버림받은 느낌.좌절감.방황의 터널에서 헤매기도 한다.
그래서 열쇠청소년들에겐 인정받고 사랑받고자 하는 욕망이 강한편이다.더 많은 대화를 「자신이 하고 싶을때」 하고자 한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열쇠청소년들의 답답한 가슴을 풀어놓을 수 있는 곳이 별로 없는 편이다.학교도,가정도 대부분 틀에 박혀있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같은 현실 속에서 일부 10대들은 약물.본드.성문란.비행의늪에 빠지기도 하고 연예인에게 몰입하기도 한다.
또 학업성적 위주의 경쟁사회에 지나치게 쫓기는 현실도 문제다.그들에겐 반겨주는 사람없이 중압감만 증폭되기 때문이다.
자신이 인정받을 수 있고,하고 싶은 말을 진솔하게 털어 놓을수 있는 청소년문화 전용공간과 놀이센터의 확충이 절실하다.이미상처받은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클리닉과 가출청소년 쉼터,위기가정치료센터등의 신.증설이 뒤따라야 한다.무엇보 다 가정에서의 공허함이 없어야 한다.
(열쇠따르릉상담실 총무) 姜命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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