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대 국회 드러난 與野진용 개원협상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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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8일 신한국당이 당직개편을 단행함으로써 15대 국회를 이끌어갈 여야의 진용이 갖춰졌다.
신한국당과 국민회의.자민련 모두 김영삼(金泳三).김대중(金大中).김종필(金鍾泌)총재의 직할체제로 포진됐다는 특징에서도 나타나듯 향후 정국은 3金의 주도로 흘러가게 됐다.
대선출마가 확실한 김대중.김종필총재는 金대통령을 한묶음으로한「3金정치」재현을 노리겠지만 세대교체론을 앞세운 金대통령은 두사람을 배제한채 독주하려할 것으로 보여 3자관계에 따라 정국풍향이 결정될 전망이다.
당장은 두金총재의 공세로 개원협상부터 삐걱거리게 됐다.
신한국당 새 당직에 대한 발표가 이뤄지는 시간에 김종필총재 주재로 열린 자민련 당무회의장은 대여(對與)성토장 같았다.『표적수사와 야당파괴 공작의 주요 대상은 자민련』이라며 갖가지 원색비난이 난무했다.그래서 내린 결론은 『여당과의 모든 대화거부』였다.물론 『양金총재 회담의 합의내용을 받아들이지 않는한』이라는 단서조항이 붙긴했지만 초강경이다.
국민회의쪽은 김대중총재가 『여권과 일단 만나는 봐야 하는것 아니냐』며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현재의 분위기 같아선총무회담이 성사된다해도 뾰족한 접점이 없어 보인다.
이날 낮 만난 국민회의 박상천(朴相千).자민련 이정무(李廷武)총무는 일단 여야 총무회담을 갖자는데 의견을 같이했으나 『우리의 요구사항을 강력히 전달하기 위함』이라는 단서가 붙었다.
신한국당쪽도 기류는 강경하다.신임 서청원(徐淸源)총무내정자가『인내로 문제를 풀어가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당내 분위기는 야당측 요구사항중 들어줄게 없다는 의견이 강하다.
야당측이 가장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당선자 빼가기도 중단할뜻이 별로 없어 보인다.
그러나 여야 모두 예전 같지 않은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야당 빼돌리기에 대한 국민들의 눈길이 곱지 않고 원(院)구성을 볼모로 하려는 처사에도 마땅찮다는 반응이 일고 있는게 사실이다.
이때문에 여야는 일단 적당한 선까지 밀어붙인뒤 실리를 챙기는선에서 제자리를 찾을 가능성도 엿보인다.
새로 임명된 여야 총무들은 내주께 공식 회동할 것으로 전망된다.이들의 첫 대좌에서 선보일 3金의 15대 정치가 궁금하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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