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주요 당직 개편에 담긴 뜻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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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8일 확정된 신한국당의 주요당직이 의미하는 것은 분명하다.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친정(親政)체제 구축의지의 확인이다.
민주계인 강삼재(姜三載)총장을 유임시켰고 金대통령의 과거 비서실장 출신인 서청원(徐淸源).김덕룡(金德龍)의원이 각각 원내총무와 정무1장관에 기용됐다.3당통합전의 통일민주당 재판이라는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金대통령은 당은 姜총장,원내.대야(對野)관계에는 徐총무,당정(黨政)간의 노루목에는 金장관을 포진시켜 정국전반에 물샐틈 없는 김심(金心)의 「삼각전파망」을 구축했다.
金대통령의 당직인선은 집권후반기 여권의 권력누수를 막고 확실한 정권재창출을 모색하는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다.또한 김대중(金大中).김종필(金鍾泌)양총재의 확고부동한 친정체제 구축에 대한 대응성격도 있는 것 같다.
당내에선 즉각 「민주계 독식」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왔다.민정계는 이상득(李相得)정책위의장과 유임된 박범진(朴範珍)총재비서실장뿐이어서 『아예 민정계를 계파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아니냐』고도 해석했다.
그러나 이에대해 신임당직자들과 金대통령 주변은 『계보간 구색맞추기 인선에서 탈피,당총재가 자유로운 선택을 한 것일뿐』이라고 주장한다.오히려 「탈계보인사」라고 둘러대고 있으나 설득력이약하다. 金대통령이 7일 전국위에서 누누이 강조했던 「지역분열정치 종식」「당내 단합」을 다소 고려한 지역간 안배 흔적도 있긴하다.경남출신 총장,수도권 총무,경북출신 정책위의장,충남출신대표비서실장(李完九)이 등장했다.
특히 원내총무.정무장관.총재비서실장등 3명의 서울출신을 발탁한 것은 총선에서의 서울승리에 대한 포상의 성격이 있는 것 같다. 姜총장의 유임은 우선 총선결과에 대한 논공행상의 성격이 있다.동시에 그가 가진 「세대교체의 상징성」을 살리겠다는 뜻도담긴 것으로 보인다.특히 청와대 이원종(李源宗)정무수석과의 팀워크를 고려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徐총무의 기용은 가급적 부드러운 대야관계를 유지하겠다는 뜻이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徐총무는 정무장관시절 온건기조의 대화주의를 유지해왔다.최근 경색국면에 돌입한 여야관계도 감안한 선택으로 보인다.
이번 인선에서 당 안팎의 눈길을 끈 부분은 金의원의 전격적인정무장관 기용.그는 당내 차기주자 예비후보들 가운데 유일하게 발탁됐다.공식적인 활동공간이 보장된 셈이다.
그는 더구나 15대 총선과정에서 당내에 상당부분 세력을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그의 움직임은 관심의 초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그만큼 야당과 당내의 견제도 그에게 집중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金대통령 주변에서는 金의원의 정무장관 기용과 차기대선간의 연관관계를 차단하고 있다.金대통령의 한 참모는 『金신임장관이 야당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워 대야막후채널의 가동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金장관 자신도 『나는 능력 부족으로 이미 (대권에서)탈락한 것 아니냐』며 자세를 낮췄다.
최훈.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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