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도피성入黨 시비-"표적수사""法대로" 공방치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민주당 최욱철(崔旭澈.강릉을)당선자는 4일 오전 『지구당 사무장이 구속됐다.조여오는 여권의 압력을 버틸수 없다.이젠 변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겠다』고 말했다.그러더니 몇시간뒤 탈당해 버렸다. 민주당 주변에선 崔당선자에 대해 섭섭함을 표시하면서도한편으론 『오죽 여당이 들볶아댔으면 그랬겠느냐』는 동정론도 나왔다. 자민련도 비슷하다.자민련은 김화남(金和男.경북의성)당선자가 탈당하자 『그가 저지른 부정선거 내용을 폭로하겠다』며 서슬이 시퍼랬었다.그러나 金당선자가 곧바로 구속되자 분위기는 싹달라졌다.현지에 파견됐던 진상조사단의 결론은 『회유를 계속하다안넘어가니까 결국 칼을 뽑았다.金당선자는 위기의식을 느껴 탈당까지 했으나 결국 당했다』는 거였다.
야3당의 기본시각은 정부.여당이 「표적수사」를 한다는 것이다.과반수를 채우려고 야당.무소속 후보들에게 『불법선거운동 혐의로 사법처리하겠다』고 몰아붙이는 「공작」을 자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신한국당은 펄쩍 뛴다.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은『선거사범 수사는 검찰이 알아서 할것이고 그걸 영입과 연결시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그러나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여당으로 가는 야당.무소속 당선자들 가운데는 선거후 곤란한 입장에 처해있는 경우가 적지않다.민주당을 탈당한 이규택(李揆澤.여주)당선자도 탈당직전 기자들에게 『검찰에 불려가 혹독하게 당했다.버티기가 힘 들다』고 말했다. 이미 신한국당에 입당한 김일윤(金一潤.경주갑)당선자와 입당여부가 거론되는 무소속 김용갑(金容甲.밀양)당선자도 검찰소환 대상자 명단에 올라있다.
총선이후 선거법 위반혐의로 검찰 내사를 받은 사람이 1백10명으로 전체 당선자의 3분의 1이 훨씬 넘는다.그러다보니 여당에 입당하거나 하려는 당선자중 상당수가 그중에 속해 있는건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부 당선자들은 자신들의 여당행(行)을 검찰수사와 공공연히 연결시키고 있다.이들의 논리대로라면 『불법선거운동을 했어도 여당에만 가면 괜찮다』는 것이다.그런식의 논리는 결국 여야간의 극한대립과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가중시키는 한원인이 되고 있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총선에서 1백39석을 얻은 신한국당은 7일까지 무소속 6명을영입해 1백45석이 됐다.과반까지는 5석이 남아있는데 당은 무소속중 서훈(徐勳.대구동을).임진출(林鎭出.경주을).김용갑,민주당에서 탈당한 이규택.최욱철.황규선(黃圭宣.이 천)당선자등 6~7명이 개원전에 추가로 입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신한국당은개원후에라도 영입작업을 계속해 1백60석 전후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강삼재총장도 6일 영입작업 계속 방침을 재확인했다.
김대중(金大中)총재도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김종필(金鍾泌)총재와 영수회담때 「야당.무소속 당선자 15명이 신한국당에 온다」고 말한 것으로 김총필총재로부터 전해들었다』고 주장했다.
김종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