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주민 편부경 시인 “사람 많이 살아야 일본에 당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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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편부경씨左가 독도 주민 김성도씨와 함께 독도호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송봉근 기자]

“독도 주민이 더 늘어야 일본에 더 당당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제3호 독도 주민으로 등록된 편부경(53) 시인의 말이다. 한국시인협회 독도지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편 시인은 독도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는 시민 운동가로 유명하다.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20-2번지를 주소로 독도 주민으로 등록했다. 하지만 정주여건이 여의치 않아 울릉도와 경기도 고양에서 지내면서 지금까지 80여 차례 독도를 오가고 있다. 2006년에는 지방선거 부재자 투표를 독도 현장에서 하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어떻게 독도 주민이 됐나.

“2003년 독도 주민 김성도 씨와 알게 돼 그와 한 가구로 전입했다. 태풍 매미로 인해 파손된 독도의 어민숙소 문제를 위해 옛 해양수산부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독도 관련 활동을 펼치다 그런 인연을 맺게 됐다. 나를 별도 세대로 독립시켜 달라고 울릉군청에 요구하고 있지만 성사는 요원해 보인다.”

-왜 독도 주민으로 등록했나.

“독도에 경비대원만 살아서는 일본에 억지 논리만 줄 뿐이다. 독도에 거주하는 주민이 충분히 있어야 진정한 우리 땅으로 인정받을 수 있지만 아직 그 길은 멀다. 독도는 소박한 울릉도 어민들이 살아가는 곳이고 이를 실현하는 게 내 과제다. 나는 독도에 천막을 쳐서라도 살고 싶지만 아직 우리 정부는 이런 국민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고 있어 아쉽다.”

-최근 활동은.

“궁극적으로 나는 김해 김씨나 전주 이씨처럼 ‘독도 편씨’의 시조가 되고 싶다. 지금은 제도적 승인 절차가 까다로워 어려움이 있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계속 뛰고 있다. 독도에 터전을 마련할 날을 위해 이미 일기 사이트도 만들었다. 독도 전입이 자유로워 질 때를 대비해 독도에 전입한 주민들이 교대로 독도에 머무르며 생활하는 ‘주민 띠잇기’ 운동도 준비 중이다”

-시인으로서 독도 관련 활동을 많이 했는데.

“나는 충남 서산출신이지만 마음은 독도에 있다. 시인으로서 『독도 우체국』이란 시집을 펴냈다. 울릉도에서 열심히 문학 운동을 하면서 ‘이성’이 아닌 ‘감성’으로 독도에 대한 사랑을 교육하고 있다. 일본이 거짓 역사를 주입하기 위해 선택한 수단이 바로 교과서와 같은 교육이다. 그런데 우리의 교육은 아직 이 거짓 역사를 제대로 반박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도 독도 전담 공무원을 양성해 일본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반박 논리를 만들어야 한다.”

독도·울릉도=백일현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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