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컴맹'의 시대는 끝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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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정보화 물결이 의외로 빨리 몰려오고 있다.정보화 즉 컴퓨터기술이나 통신기술은 「무어(Moore)의 법칙」이라 이름지어진 대로 18개월마다 두배씩 또는 5년마다 10배씩이라는 놀라운 속도로 발전돼가고 있기 때문이다.5년에 10배라면 15년만에 기술은 무려 1천배 발전한다는 계산이 나올 정도다.
2년전인 94년 봄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도 인터네트란 말조차 잘 모르고 있었다.그러나 지금은 초등 및 중.고교 학생들마저 인터네트에 휩싸이고 있다.불과 몇년 사이에 세상이 온통인터네트 열기에 떠들썩하고 있는 것이다.
또 5년전만 해도 그림.글자.음악은 물론 심지어 동화상까지도표현이 가능한 소위 멀티미디어PC는 꿈나라에서나 볼 수 있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린이들마저 이런 멀티미디어PC를 생활화하고 있다.엄청난 속도로 달라지고 있는 세상을 실감할 수 있는 셈이다. 그래서 이제 교육도 달라지고 의사소통 또는 정보전달.입수방법도 달라지고 있다.산업사회에서 필요한 기본교과목이었던 「트리플 R」(Reading(읽기).wRiting(쓰기).aRrithmetic(산수))의 시대 또는 농업사회에서의 「더블 R」(Reading.wRiting)의 시대는 지나가고 이제 컴퓨터소양(Computer Literacy 또는 컴맹 빠져나오기)이제4의 기본교과목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실제로 컴퓨터를 배워야 하느냐 말아도 되느냐 자문하던 시절은끝났다.대신 컴퓨터가 생활화하고 컴퓨터가 몸에 배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마치 온 세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걸프전이 컴퓨터 비디오게임의 손놀림같은 조작으로 어이없이 끝나 연합군에 대승리를 안겨주었듯 말이다.
영어를 몰랐던 탓으로 자기가 살고 있던 뉴욕시내의 어느 호텔앞길의 이름을 열심히 수첩에 적고서도 바보취급을 받았던 이민자처럼 컴퓨터를 몰라 바보취급 당하는 일을 피해야만 한다.이탈리아 이민자가 수첩에 적어둔 길이름이란 게 「ON E WAY(일방통행)」였다고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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