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진지한 정보화논의 바람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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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정보사회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미국.일본.유럽연합(EU)에서도 사회 각 부문의 정보화가 급속히 진행중이다.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일본총리가 인터네트로 국민과 대화한다는 신문 보도는 정보사회가 눈 앞에 왔다는 예일 뿐이다.
우리나라도 정부및 사회단체에서 정보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앙일보사는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컴퓨터와 인터네트를 보급하는 학교정보화(IIE)운동을 전개중이며 학부모도 각급 전산교육장을 찾고 있다.젊은이들은 PC통신이란 가상공간으 로 정보교환.상호소통.물품구매 등 일상활동을 해 나가고 있다.
정보화는 기업과 여러 조직을 새로운 형태로 변모시키고 있으며개인 단위에서도 지금까지와 다른 네트워크를 만들어 가고 있다.
통신망내 시민을 뜻하는 「네티즌(Networking Citizen)」이란 용어에서 우리는 산업사회적 개별 시민이 사라지고정보를 공유하고 상호소통을 강조하는 공동체적 시민이 늘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21세기의 사회 기본단위가 개인이 아니라 정보공동체가 될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조직구성에서도 상부계층과 하위구조는 전문가.비전문가의 수직적관계가 아닌 수평구조로 전환된다.전통적인 관료체제(Bureaucracy)도 팀제(Adhocracy)로 바뀌고 있다.
위계와 직급으로 통제당하며 생산성 향상을 위한 조직의 부품으로서 존재해오던 관료사회적 비인간화는 사라지고 전문성과 개성을갖춘 공동체적 시민의 출현이라는 새로운 정보사회의 조직문화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시간연동제.재택근무.통신민 주주의 등은 이같은 정보문화를 반영한다.
이 과정에서 정보사회의 사회문화적 파장이 한국적인 것과 맥을같이 하는 것은 다행이다.
개인보다 공동체를 강조해왔던 한국적 전통은 네티즌을 「두레」처럼 저항없이 받아들일 것이다.계층간 수직관계에 익숙지 않은 우리에게 역동적 수평구조로의 전환은 반가운 현상이다.
그래서 세계적 추세인 정보화를 외면하지 말고 긍.부정적인 측면에 대한 보다 진지한 논의를 하는 지혜가 더 없이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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