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윈도서 예쁜 디자인보다 집안에 어울리는 상품이 히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벽걸이형 오디오와 벽걸이용 보일러….상품디자인의 고정틀을 깨고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단숨에 히트대열에 올라서는 상품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 상품디자인은 특히 상품의 인테리어기능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유러 디자인」의 부활 또는 고객만족형 디자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LG전자의 벽걸이형 오디오는 출시 6개월만에 3만2천대가 수출되고 국내시장에서만 8천여대가 팔렸다.
일정한 공간을 차지하는 가구형 오디오가 아니라 그림처럼 벽에걸도록 된 이 상품은 자기만의 공간활용에 관심이 큰 학생.신혼부부층을 중심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전체면적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스피커의 망부분은 빨강.초록.검정.회색 등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손쉽게 바꿀 수 있어 인테리어 기능을 겸한다.
LG전자 홍보팀의 서은실씨는 『컴퓨터등 방안에 두어야 할 물건이 갈수록 늘어남에 따라 제2의 공간인 벽을 활용해 오디오 기능과 소비자의 인테리어 욕구를 함께 충족시키겠다는 디자인 전략』이라며 『당초 유럽시장을 겨냥한 디자인이나 내 수시장에서도먹혀들어 히트한 것』라고 말했다.
벽걸이형 디자인은 보일러분야에도 응용돼 지난해 4월 출시된 동성 벽걸이 기름보일러는 원룸주택,도시가스가 들어가지 않는 중소도시지역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달초 출시된 삼성전자의 와이드폰 신모델은 둥근 모서리의 기존 전화기디자인을 완전히 탈피해 직선과 직각을 주소재로 하고 있다. 유럽의 디자인명문인 포르셰사 작품으로 올해 에센디자인전에서도 입상한 이 제품의 디자인은 주위환경과의 조화및 벽에 걸어 쓸 수도 있는 실용성 등으로 앞으로 이 분야 디자인 혁신의모델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금까지 화장품 용기 디자인의 테마는 심플(Simple).모던(Modern).클린(Clean)등으로 화려한 원색보다 은은한 단색 위주였다.
그러나 지난해 1월 출시된 나드리화장품의 베르당브랜드는 소비자들의 화장대분위기를 바꿔놓을 정도로 원색의 화려한 물결무늬로치장,트윈케이크제품의 경우 1년만에 1백만개이상이 팔렸다.
올봄 예물시계 시장에서 히트상품으로 부상한 한독시계의 예물시계 「오딘 35번모델」은 주소재인 지르코늄의 컬러를 시계상품에서는 한번도 선뵌적이 없는 초록색으로 처리,출시초부터 눈길을 끌었다. 개발과정에서 너무 튀고 촌스러운 색깔이라는 지적도 있었으나 의외로 계절감각에 맞고 소비자들의 변화욕구를 담아내 결혼예물 뿐만 아니라 액세서리 상품으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산업디자인 포장개발원의 이순인 국제협력부장은 『지금까지 상품디자인은 쇼윈도나 매장등에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도록 하는 판촉기능이 우선이었으나 실제 소비생활공간에서의 조화와 편리성에 맞춘 고객만족 위주의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정기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