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백50억 적자 요인 가격인상 눈치만-우리 제분업계 동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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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국내 제분업계가 국제 밀값 폭등으로 올들어서만 1백50억원 이상의 적자요인을 떠안게 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제일제당.대한제분.동아제분 등 제분 9사는 지난해 밀가루값을 모두 17%올렸지만 그 뒤로 국제시세가 다시 수직상승하는 바람에 적자가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며 울상이다.
제분업계 관계자는 『밀가루는 원재료의 원가비중이 80%에 달해 밀값 상승이 원가부담에 직격탄으로 영향을 준다』며 『올들어서만 10% 이상의 가격인상 요인이 생긴 데다 앞으로도 국제시세가 내릴 기미가 없어 경영압박이 가중될 전망』이 라고 말했다. 연간 2백만의 밀을 수입하는 국내 제분업계로선 도입가격이 조만간 당 3백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묘책이 없다보니 가격인상에만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지난해 11월 밀가루 제품 가격인상때 국제 밀 값을 당 2백25달러에 맞췄던만큼 추가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그렇다고 쌀 다음의 주식으로 꼽히는 밀가루 가격을 올리는 문제가 간단치 않은 데다 정부의 담합 단속이 한층 강화돼 물가당국의 눈치만 살피고 있다.
이쯤 되자 밀가루를 원료로 쓰는 과자.빵.국수.라면회사들도 제분회사들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제품가격인상 시기를 저울질하느라 바쁜 모습이다.
이종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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