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헤즈볼라 휴전배경과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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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포성이 요란하던 중동에 다시 평화가 찾아 들게 됐다.미국의 중재에 힘입어 16일간에 걸친 소모전적인 유혈사태가 막을 내린것이다.결국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양측은 불완전하지만 잠정적인 평화에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그 누구도 테러와 그에 대한 응징이라는 명분으로 시작된 이번 사태가 마냥 장기화되는 것을 원치않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현재 난민촌에 대한 무차별 포격과 아랍권에 번지는반이스라엘 정서로 막다른 골목에 몰려있다.헤즈볼라 역시 무작정희생자를 내가며 장기전을 감당할 여력이 없다.국가재건이 한창인레바논 또한 확전으로 인해 자국의 경제재건이 큰 타격받는 것을원치 않고 있다.
이번 평화합의는 세가지 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첫째,이번 합의가 이스라엘과 레바논 및 시리아간의 직접적인 협의를 통해 구체적으로 문서화됐다는 점이다.따라서 일시적인 휴전 효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었던 종래의 일방적인 평화합의와는 달리 보다 영구적이며 관련 당사국간의 오해 소지가 줄어들게 됐다. 둘째,이번 합의는 이스라엘측에 카튜샤 로켓포를 포함한 공격용의 어떠한 무기사용도 할 수 없도록 명시했다는 점이다.따라서 민간인을 포함한 무차별 공격으로 국제적인 비난을 받던 이스라엘측이 더 이상 민간인을 공격할 명분이 없어졌다.
셋째,미국.프랑스.시리아.레바논.이스라엘 등 이번 사태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국가들이 평화합의 준수를 감시하기 위해 국제감시단을 구성했다는 점이다.더불어 이번 합의에서 레바논의 재건을 위해 유럽연합(EU)과 러시아 등 기타국 간 의 협의체 구성의 길까지 마련해 놓고 있다는 점은 예상밖의 수확이다.
그러나 이번 합의는 완벽한 해결책이 아니다.
워런 크리스토퍼 미 국무장관이 지적했듯 영구적인 평화협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당사국간의 포괄적인 평화협상이 체결되지 않는 한 불안정한 평화는 언제라도 깨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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