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네트열린교실>9.지역사회의 참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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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지식이 사회의 자원이 되는 「지식사회」로 접어드는 이 시점에서 교육활동은 더이상 학교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학교는 점점다른 조직,즉 기업.공공기관.단체 등과 협력해 교육하게 되리란것이 지식사회의 도래를 전망한 경영학자이자 사 회사상가 피터 드러커의 주장이다.
미국에서는 컴퓨터 네트워크를 학교교육에 도입하면서 발빠르게 지식사회로 탈바꿈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북캘리포니아 해변지역의 멘도시노 통합교육구도 학교정보화 덕분에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역으로 부상했다.
이 지역의 경제를 떠받치던 목재산업과 어업이 사양길로 접어들면서 주민 5명중 1명이 실업상태에 빠질 만큼 경제적 어려움이심각했던 지역.
그러나 교육구청이 중심이 되어 학교정보화에 총력을 기울인지 3~4년만에 학교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가 희망과 자부심을회복하는데 성공했다.
92년 멘도시노 교육구청은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해 관내 모든초.중등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결하기 시작하고 이어 인터네트도 접속시켰다.
가난하고 외딴 지역에서 극히 제한된 도서관 자원만으로는 홍수처럼 쏟아지는 정보를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없고,교육구청 관계자들이나 교사들의 노력만으로는 교육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교육구청은 인터네트를 교육과정에 통합시키는 것이야말로 지역적인 고립과 낙후성에서 벗어나는 길이라 믿고 과감하게 학교교육을개방했다.각급 정부기관은 물론 여러 단체.기업들과 지원체제를 개발했다.교육구청의 이같은 개혁운동에는 그 지역 사회도 헌신적으로 참여했지만 다른 지역의 기업이나 단체들도 재정적.기술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실리콘 그래픽스.애플.오토데스크.퍼시픽벨 등의 기업들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및 케이블 등 설비를 제공했다.또 NASA는멘도시노의 지역사회 전산망이 NASA의 전산망과 전용회선으로 접속되도록 하고 그 전산망 운용에 대한 기술도 지원했다.
주 정부는 텔레메이션 프로젝트를 통해 인터네트를 이용한 교과과정 개발을 도왔다.
연방정부 역시 국립과학재단이나 교육부 등이 후원하는 프로젝트들을 통해 전산망 구축과 운용을 지원했다.
학교정보화에서 학부모와 학생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워싱턴주이사쿠와고교의 경우는 이 학교 학부형이었던 네트워크 기술자 마이크 부키의 지도아래 학생들 스스로 교내에 LAN을 설치하고 이것을 인터네트와 연결했다.
이같은 네트워크 운동은 주위의 다른 학교들로 확산돼 결국 워싱턴주 전체를 연결하는 교육전산망 WEDNET로 발전했다.
지금껏 우리는 「인쇄기술에 의존한 교과과정과 교육방법=학교교육」이란 등식을 정답처럼 지켜왔다.
그러나 인터네트와 같은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은 기존의 교육개념에 대한 「창조적 파괴」를 요청하고 있다.
황승연.경희대사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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