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대로에 ‘미디어폴’ 22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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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부근 강남대로는 하루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발길이 오가는 대표적인 만남의 공간. 경기·인천 지역에서 진입하는 버스도 많아 서로 먼 곳에 사는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나 각종 모임 장소로 많이 이용된다. 이따금씩 펼쳐지는 깜짝 길거리 쇼도 볼거리.

내년부터는 서울 강남대로에 카메라를 들고 나오지 않아도 이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찍어 한 편의 추억으로 남길 수 있다. 카메라 기능이 탑재돼 시민들이 이를 이용해 UCC(사용자 제작 콘텐트)까지 즉석에서 만들어 인터넷으로 전송할 수 있는 ‘미디어 폴’<조감도>이 올 연말까지 세워지기 때문.

강남구는 강남역~교보타워 네거리(760m) 구간에 35m 간격으로 높이 11m의 통합 가로시설물 미디어 폴 22대를 세운다고 10일 밝혔다.

미디어 폴 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맨 아래에 장착된 터치 스크린 방식의 모니터를 이용해 e-메일이나 자신의 블로그로 바로 전송할 수 있다. 대중교통·주변 시설·지역 정보 등도 모니터를 통해 검색이 가능하다.

또한 폴 맨 꼭대기에 조명을 설치해 가로등 기능을 대신하고 바로 그 아래엔 CCTV를 다는 등 가로시설물들을 미디어 폴 하나로 통합시킨다는 계획이다.

교통 안전 표지판은 폴 측면에 부착되고, 분전함은 폴 내부로 들어간다. 폴 가운데 6~7m 높이의 대형 디스플레이는 미디어 아트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강남구는 이 밖에 카메라를 이용한 화상 공중전화 기능을 추가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미디어 폴은 1일 시작된 강남구의 강남대로 ‘디자인 서울거리’ 조성 사업 중 하나다. 구는 모두 79억원을 들여 가로수와 보도블록을 개량해 걷기 편한 거리로 만들고, 간판도 통일성 있게 정비하기로 했다. 대당 2억원의 설치비가 들어가는 미디어 폴은 디자인과 정보기술(IT)을 결합한 강남구의 대표 아이콘인 셈이다.

강남구 오정은 디자인실장은 “디자인거리 조성사업이 완료되면 강남대로는 젊음과 첨단의 이미지를 지닌 세계적 거리로 변모하게 될 것이며, 이에 따라 주변 상권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선욱 기자

◇미디어 폴(Media Pole)=서울 강남구가 지난해 말 외부 공모를 통해 도입한 신개념 시설물. 보행자 유도 사인과 대중교통 안내판이 부착되고, CCTV·가로등·공중전화 등이 설치되는 통합 가로시설물이다. 구는 미디어 폴을 통해 현재 가로시설물이 차지하는 공간을 비움으로써 보행자 편의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시민들은 미디어 폴을 이용해 UCC 제작·정보검색·미디어아트 감상 등의 서비스도 제공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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