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추락 30명 사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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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오전 10시쯤 강원도 인제군 상남면 상남리 451번 지방도 속칭 ‘아홉사리 고개’에서 동원예비군 수송버스가 10m 언덕 아래로 추락했다. 긴급 출동한 홍천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강원일보 제공]

동원 예비군 수송버스가 굴러 탑승했던 3명이 숨지고 2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20일 오전 10시쯤 강원도 인제군 상남면 상남리 451번 지방도 속칭 '아홉사리 고개'에서 서울 71노1718호 버스(운전사 서정노.61)가 커브길을 미처 돌지 못하고 10m 언덕 아래 마을 농로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운전사 서씨와 예비군 김대성(25).이봉렬(26.이상 서울 동작구 사당동)씨 등 3명이 숨졌다. 부상자들은 홍천 철정병원과 아산병원 등에서 치료받고 있으며, 이 가운데 부상 정도가 심한 이종화씨 등 3명은 국군수도통합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날 사고는 아홉사리 고개 내리막길을 달리던 버스가 80도 정도의 오른쪽 급커브 길에서 미처 회전하지 못한 채 방호벽을 들이받고 언덕 아래로 굴러떨어져 일어났다. 사고 버스는 바퀴가 하늘로 향한 채 뒤집혔으며, 추락으로 인한 충격으로 천장과 좌석이 닿을 정도로 심하게 구겨졌다.

경찰은 사고 버스가 앞서 가던 코란도 승용차를 추월하기 위해 과속했다는 부상자들의 진술에 따라 운전사 서씨가 무리한 앞지르기를 시도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브레이크 파열 등 차체 결함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버스 뒷좌석에 타고 있던 유용기(26.서울 동작구 상도동)씨는 "속도가 줄지 않아 이상하다고 생각하던 중 일부가 "넘어간다"고 외치는 순간, '쾅'소리와 함께 2~3명이 유리창 밖으로 튕겨나갔다"고 말했다. 유씨는 "버스가 두번 굴러 전복된 뒤 일부 예비군이 찌그러진 창틀 사이로 피를 흘리며 기어나오는 등 수라장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서울병무청이 소집한 동작구 거주 훈련생들로, 세 대의 버스에 나눠타고 이날 오전 7시쯤 서울에서 출발해 상남면 하남리 소재 산악부대로 향하던 길이었다.

인제=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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