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2년 전과 '닮은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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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종합주가지수 900대 초반에서 등락을 거듭하자 주가 수준이 비슷했던 2002년 4월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당시 증시는 지수 937(2002년 4월 18일)을 기록한 뒤 내리막길을 걸었다. 9.11 테러 직후 6개월간 지속된 상승세가 꺾인 것이다.

주가지수 움직임만 보면 올 4월은 2년 전과 닮은 꼴이다. 주가지수가 연초부터 힘차게 올라 4월에 정점을 기록한 것이나, 삼성전자 주가가 엄청난 실적 발표에 힘입어 최고가(당시엔 40만원대)를 깬 것도 비슷하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2년 전엔 신용카드 남발과 부동산 경기 부양 등 내수를 기반으로 한국 증시만 호조를 보였지만, 지금은 세계 증시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2년 전과 지금은 닮은 듯하지만 상당히 다르다"고 말했다.

우선 기업들의 실적은 2년 전 규모를 훨씬 능가한다.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 10종목의 1분기 영업이익은 8조원으로 2년 전의 6조원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당시엔 기업 실적이 감소세로 전환했지만, 지금은 2분기에도 영업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자금 유입도 큰 차이가 있다. 2002년엔 2월부터 외국인들이 순매도로 돌아섰지만 지금은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金연구원은 "유가 등 상품 가격 급등과 이라크 정정 불안 등의 정치적 위험이 크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론 현재 증시 여건이 2년 전보다 훨씬 양호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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