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대 총선 대구 입성한 자민련 중진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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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낙방된줄 알았는데 보결로 간신히 대학에 입학한 수험생 기분이다.』 자민련의 한영수(韓英洙)선거대책 본부장이 당락 윤곽이드러난 11일 새벽 밝힌 심정이다.
당초 장담한 전국구 포함,목표한 의석 55석엔 못미치지만 방송사 여론조사 예상의석 34석보단 훨씬 많은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자민련은 대구시 13개 선거구중 8석을 차지해 신한국당무풍지대로 만들어 놓은게 무엇보다 자랑스럽다.특히 낙선예상으로 방송된 박준규(朴浚圭.중).박구일(朴九溢.수성을).안택수(安澤秀.북을).박종근(朴鍾根.달서갑)후보가 실제 개표과정 에서다시 살아나자 「대구여당」이 됐다고 잔뜩 들뜨기도 했다.
박준규 선대위의장은 전국구와 지역구 사이에서 고민하다 뒤늦게선거운동에 뛰어드는 바람에 조직재건 과정에 큰 애를 먹었으나 결국 「수렁에서 건진 내딸」로 금의환향했다.
이제 지역구 9선의 최고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김영삼(金泳三)대통령도 9선 기록이지만 전국구가 1회 포함돼 한국기네스북엔朴의장이 오르게 될 전망.
기자협회장 출신의 安당선자는 TK(대구.경북)의 4선거목 김용태(金瑢泰)전내무장관을 꺾은데 대해 『기쁨 두배』라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렇게 되면 대구.경북 시도지부장인 박철언(朴哲彦.수성갑)부총재가 이 지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정치인중의 하나로 떠오른 셈이다. 경북에서 별로 재미를 보지 못해 명실공히 「TK의 맹주」위치를 굳힌건 아니지만 선거운동 과정에서 쏟아부은 이곳 후보들에 대한 정성때문에 당내는 물론 중앙정계에서 그의 정치적 영향력은 한단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이와함께 전국구 공천과정등에서 소외됐던 김복동(金復東.동갑)수석부총재도 자민련 지분을 놓고 김종필(金鍾泌)총재와 힘겨루기를 할 수 있는 명분을 갖게 됐다.
어쨌든 자민련은 안방지역인 대전에서 「싹쓸이」성과를 얻었으며부족한 감은 있지만 충북 8곳중 5개를 얻었고 제로석으로 관측됐던 수도권.강원에서 교두보는 확보했다.
다만 「JP바람」의 진원지인 충남에서 당의 기둥이었던 조부영(趙富英.청양-홍성)사무총장이 돌아오지 못한게 망신스럽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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