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일본 화학무기원료 불법반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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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북한이 일본에서 화학무기 제조 원료를 불법 수입하고 있는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일본 효고(兵庫)현 경찰은 8일 화학무기원료 1백㎏을 북한에불법 수출한 혐의로 재일교포 무역회사원 이종준(李種俊.34.고베시 거주)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이날 李씨가 재직중인 고베(神戶)시 나가타(長田)구의무역회사 동아기술공업(대표 金基敏) 본사와 李씨의 자택 등 8곳에 대한 일제 압수 수색도 실시했다.
조총련계로 추정되는 李씨는 일본 정부의 허가없이 지난 1월24일 불화나트륨 50㎏을,2월15일에는 불화수소산 50㎏을 북한선박을 통해 북한에 몰래 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살충제 원료 또는 철강표면 처리등에 쓰이는 불화나트륨은 인체에 치명적인 사린 독가스의 제조원료며,독극물인 불화수소산도 화학무기로의 전용이 가능해 일본 정부에 의해 해외 반출이 엄격히규제되고 있다.
일본 경찰은 원료 유출이 李씨의 우발적 단독 범행이 아니라 북한과 연계된 조직적 밀반출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동아기술공업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밖에도 87년5월 오사카(大阪)시의 무역상사가 군사용으로 전용가능한 광학기자재를,89년 2월에는 조총련상공회간부가 퍼스컴.집적회로(IC)등 대(對)공산권 수출규제품을 북한에 몰래 수출하다 적발된 사례가 있다.
도쿄=노재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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