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이있는선거구>색깔 논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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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색깔 논쟁,좀더 구체적으로 과거 행적과 사상에 대해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들이 과연 어떤 평가를 내릴지가 큰 관심사다.여야가릴 것 없이 재야운동권의 쟁쟁하던 인사들이 대규모로 편입된 형국이기 때문이다.재야의 트로이카로 불리던 김근 태(金槿泰.도봉갑)씨,장기표(張琪杓.동작갑).이부영(李富榮.강동갑)씨가 각각 국민회의,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신한국당에도 노동운동가 김문수(金文洙.부천소사).정태윤(鄭泰允.강북갑)씨가 의사당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울의 경우 47개 선거구중 만만찮은 과거의 운동경력을 갖고 있는 후보들이 출마한 지역이 15개에 달한다.그러다보니 재야.운동권출신끼리 맞붙기도 한다.도봉을은 신한국당 백영기(白榮基).국민회의 설훈(薛勳).민주당 유인태 (柳寅泰).
자민련 장일(張日)후보가 모두 운동권 출신이다.물론 이들의 정치권 진입이 손쉽게 이뤄진건 아니었다.
운동권 출신들에 대한 각당의 우려는 비슷하다.『선거전 종반에들어가면 상대 후보가 전력을 집중 공격할 것이고 유권자들도 등을 돌리는게 아니냐』는 것이다.일부 지역에선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기도 한다.부천소사에선 『신한국당 김문수는 빨갱이고 국민회의 박지원(朴智元)은 아버지가 빨갱이였다』는 흑색선전이 끊임없이 나돌아 본인들이 골치를 썩이고 있다.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는 『김일성(金日成)이 죽었을때 조문가자고 했던 사람도 출마했다』는 말을 공개장소에서 자주 한다.민주당 이부영후보를 비판하는 말이다.신한국당 이신범(李信範.강서을)후보측은 『李후보가 형무소를 들락날락했고 재야운동하면서 안기부 장학금으로 유학갔다는 흑색선전이 나돈다』고 하소연한다.
그러나 총선 D-10일인 1일 현재 색깔 논쟁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묽어져 있다는게 후보들의 말이다.『솔직히 말해 그런걸거론했을때 득이 될지 손해가 될지 모르겠습니다.』경쟁후보가 운동권출신인 강북지역 한 여당후보의 말이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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