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복부인 투기조직 활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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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중국판 복부인들이 떼거리로 중국 전역을 누빈다. 주역은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 시민들. 부동산 구매단이란 이름으로 이미 10만명이 활동 중이다. 이들이 휩쓸고 간 상하이(上海) 주택은㎡당 6000위안에서 9000위안으로, 상가의 경우엔 2만위안에서 8만위안으로 치솟기도 했다.

원저우 부동산 구매단은 친척 등 20~50명의 결속력이 강한 지인들로 구성된다. 때문에 '하나가 사면 모두 사고 하나가 안 사면 모두 안 산다'는 일사불란한 구매가 이뤄진다. 금액도 한번 떴다 하면 3000만~4000만위안을 투자하는 큰손들이다.

구매단을 조직하는 곳은 대부분 언론사다. 원저우만보(溫州晩報)의 부동산 구매단 회원은 6000명에 달한다.

또 원저우도시보(溫州都市報)가 3월 8일 여성의 날을 맞아 조직한 '복부인 부동산 구매단(太太 購房團)'은 한달도 안돼 2000명을 확보했다.

언론사의 구매단 조직은 부동산 시장 부양을 노리는 외지(外地)의 광고 유치가 그 목적이다. 외지로부터 받는 광고 중 부동산 관련이 90%나 되며 금액도 3000만위안을 넘어 한해 광고 수입의 30% 가까이 차지하기 때문이다.

원저우 복부인들의 자금력은 1500억위안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쪽 하얼빈(哈爾濱)에서 남쪽 하이난다오(海南島)를 훑은 뒤 최근엔 베트남에까지 손을 뻗고 있다.

상하이에서도 부동산 구매단이 출현, 지난 3월 충칭(重慶) 원정을 다녀왔다. 40명의 상하이 구매단은 첫 출격에서 소형 아파트 47채를 집단 구매했다. 반응이 좋아 4월에도 충칭으로 2차 공세에 나설 예정이다. 상하이 구매단도 상하이 최대 신문 문회보(文匯報)가 배경이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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