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중국 부동산경기 하락세 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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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값이 지나치게 뛰어 오래전부터 하락세가 예상돼 온 중국 부동산시장이 마침내 미끄러지기 시작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투자한 홍콩의 초대형 부동산투자회사들은 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이는 베이징(北京) 및 상하이(上海) 상업.주거 지역의 시장동향을 조사한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이들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이 두 도시에는 신축중인 건물이 엄청나게 많으며 이런 연유로 올해 이 지역 건물임대료는 지난해최고시세의 절반수준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여기에서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 있다.신축중인 건물들이모두 다 완공되지는 않으며,완공된다 하더라도 위치가 좋거나 제대로 지어지는 것은 별로 없다는 점이다.
홍콩 자딘 플레밍증권의 부동산분석가 찰스 층은 『층콩이나 핸더슨 같은 초대형 부동산회사들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잘 해나가고있다』고 말한다.이들이 추진중인 공사는 입지도 좋고 자금도 쪼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JP 모건 투자은행의 척관팅도 중국 부동산시장이 분명히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뉴월드개발이나 항릉개발등 덩치 큰 회사들은 위기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이들은 시장흐름을 잘 타 부동산경기가 하락해도 자신들을 잘 보호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홍콩.대만.싱가포르의 중소 부동산회사들은 상당히 고전하고 있다.이들중 일부는 중국 도시지역의 부동산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때 거액을 투자했다.현재 베이징과 상하이는 홍콩.
도쿄.봄베이와 함께 사무실 개설비용이 가장 비싼 세계 5대 도시에 속한다.
좋은 시절은 이제 끝났다.존스 랑 와튼사는 올들어 상하이의 집세가 대략 20%,사무실 임대료는 15%나 하락했다고 말한다.베이징의 경우 아직 이같은 폭락세는 아니나 작년 4.4분기부터 이미 하락추세가 시작됐다고 덧붙인다.
홍콩의 브루크 힐리어 파커사도 상하이의 A급 사무실 가격이 올들어 25~30% 떨어졌으며,베이징은 1년쯤뒤 이런 폭락세가예상된다고 전한다.
이같은 예측은 상하이의 경우 오는 99년까지 3백50만평방규모의 사무실이 새로 공급될 것이라는 전망을 전제로 한 것인데 이같은 사무실 공급 면적은 현재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그러나 여기서도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중국정부의 긴축정책으로 말미암아 현재 계획중인 빌딩중 그때까지 완공될 것은 절반도못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사무실 등급에 관한 중국의 기준이세계기준에 크게 못 미치는 점도 감안돼야 한다 .
이런 요인들을 감안할 때 현재 신축중인 건물중 극히 일부만이홍콩의 대형 부동산회사들을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결국 중국 부동산시장에서의 진짜 경쟁은 덩치 큰 홍콩기업들 간에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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