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군 상징 열목어 선정-본사'깃대 종 살리기' 첫 참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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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강원도홍천군 동쪽 끝마을인 내면명개리 명지골.지난 11일 오후 마을 주민 수십명이 마을 앞 계방천(桂芳川)상류에 모여들었다. 이들은 냇가에 「열목어 보호구역」이란 팻말을 세웠다.희귀어류인 열목어 서식지인 이곳을 외지 사람들이 오염시키지 않도록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날 작업은 홍천군(군수 李春燮)이 중앙일보와 배달녹색연합이벌이고 있는 「깃대종(種)살리기」운동에 동참,열목어를 깃대 종으로 선정하고 명지골 주민들을 보호요원으로 위촉한 것이 계기가됐다.홍천군은 명지골과 명개리.광원리등 계방천 일대 주민들의 「열목어 사랑회」결성을 돕고 감시요원을 정하는 등 열목어 살리기에 나섰다.
李군수는 『열목어와 인근의 삼봉약수.삼봉휴양림 등을 묶어 관광자원화하고 열목어를 소재로한 여러가지 사업을 펼쳐나가겠다』고말했다. <관계기사 17면> 군청측은 우선 열목어를 그려넣은 지역 기념품사업,명함에 열목어 그림넣기 등을 추진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열목어의 날을 지정,전국적인 축제로 발전시키는 방안도구상중이다.
때마침 환경부도 열목어가 멸종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지난달 특정 야생동식물로 지정해 각별한 보호를 결정했다.
이날 작업은 20년째 「열목어 파수꾼」역할을 하고있는 주민 김흥배(金興培.49.채소농업).관배(官培.45)씨 형제가 앞장섰다. 김흥배씨는 『열목어가 홍천을 상징하는 물고기(깃대종)로선정돼 자랑스럽다』며 『열목어를 살리면 숲과 맑은 물 등 지역전체 생태계도 살릴 수 있다』고 했다.
적지않은 우여곡절도 있었다.지난 76년 외지사람이 들어와 극약을 푸는 바람에 열목어가 모두 떼죽음당한 쓰라린 경험도 있다.가슴 아프게 생각한 金씨 형제는 곧바로 인근 오대산 계곡에서열목어를 옮겨오기도 했다.이때부터 마을사람들은 감시활동을 벌여왔다. 94년 9월 마침내 이곳 명개리 일대 12㎞가 강원도기념물 제76호 열목어 보호구역(지도)으로 지정되는 보람도 맛보았다.
홍천=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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