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헌씨 14대 대선자금에 대해 엇갈린 발언 배경 주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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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의 아들인 노재헌(盧載憲.35)씨가 14대 대선자금에 대해 엇갈리는 발언을 거듭해 배경이 주목된다.
13일자 대구매일신문과 14일자 영남일보는 『노태우전대통령이김영삼(金泳三)대통령에게 거액의 대선자금을 전달했다』는 내용을盧씨와의 인터뷰 기사로 보도했다.첫 발단이 된 대구매일신문의 인터뷰 요지는 『쓸만큼 주었다.대선자금과 비자 금은 별개의 것이 아니다』는 내용.
盧씨는 이 인터뷰에서 『현 시점에서 아버지가 대선자금 내용을공개할 경우 나라가 혼란스러워지기 때문에 그럴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앞으로 상황이 변해 그럴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공개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꼬리 를 달았다.
盧전대통령측은 그러나 14일 박영훈(朴永勳)비서관 명의의 성명을 통해 발언사실을 부인했다.당사자인 盧씨도 이날 오후 연희동 노태우씨 자택에 머무르다 기자와 전화통화를 갖고 『결론적으로 전혀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그 는 『기자를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화제도 나의 불출마등이었다.대선자금 부분은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가지고 쓴 것』이라고 부인했다.
盧씨는 이와함께 잇따른 보도의 배경에 대해 『당혹스러울 뿐』이라고만 밝혔다.해당 언론사를 명예훼손등으로 고발할 용의를 묻는 질문에 『그럴 생각까지는 없다』고 했다.
당장 야당은 이를 사실로 받아들이고 공세를 취하고 있다.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는 이날 『노재헌씨는 대선자금을 공개하는 문제에 대해 모 변호사와 모 언론인에게 여러차례 상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공개했다.
이종찬(李鍾贊)부총재도 『노태우씨가 이미 보도된 것처럼 전두환(全斗煥)씨와 옥중서신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심경의 변화를 일으켰으며 이에따라 盧씨가 아들을 통해 진상의 일부를 밝힐 결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반면 신한국당은 사안의 성격상 적극적인 대처는 피하고 있다.
선대위 부대변인 명의로 『노재헌씨가 정확한 얘기를 할 수 있는위치에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노태우씨는 아들을 통해 문제를 흐리지 말고 정확한 진상을 스스로 밝히라』고 촉 구했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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