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 여름방학 외고준비 이렇게 보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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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고 입시를 준비하는 중3 학생들은 지금 방학이 따로 없다. 뒤늦게 외고 진학을 결심하고 이제 막 입시 준비에 돌입한 학생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번 방학이 지난 뒤, 후회가 남을지 뿌듯함이 느껴질지는 지금부터 하기 나름이다. 외고 재학생들이 돌아보는 ‘나의 중3 여름방학’은 어떤 것일까.

"팝송·TV·영화 소리만 들어도
영어듣기 감각 유지에 도움"


  김해서(17·대원외고2)양과 김보윤(16·명지외고1년)양은 모두 중3 여름방학부터 본격적으로 외고 입시를 준비했다. 해서양은 초등 5학년 때 1년여 영국에서 지낸 경험이 있는데다 반에서 줄곧 1,2등을 해온 터라 방학을 앞두고 도전을 결심했다. 보윤양은 3학년이 된 이후 자신의 미래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뒤 외고에 도전하기로 결정했다. 해외 거주 경험이 전혀 없었지만 영어 듣기 하나만은 자신 있었다. 2학년 때까지 전교 100등 정도였던 내신 성적도 3학년 1학기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학원 도움 컸지만 그것만으론 부족
  두 학생 모두 방학 동안 외고 입시 전문 학원에 다녔다. 뒤늦은 결심으로 공부의 방향을 잡지 못한 경우에는 학원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는 것이 이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둘은 “학원 수업 외에도 철저한 복습 등 플러스알파의 노력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해서양은 문제 유형을 익힐 때, 보윤양은 입시 정보를 얻는 데 학원의 도움을 받았다. 해서양은 “일주일에 한 번씩 학원에서 외고 모의고사를 봤는데, 시간을 정해놓고 시험 치르는 훈련이 돼서 좋았다”고 설명했다. 보윤양의 경우도 시간을 재가며 기출문제를 풀었다.
 
영어는 취약 부분 집중 보강
  듣기 실력이 좋았던 보윤양은 방학 동안 문법·단어 공부에 주력했다. 참고서로 문법의 개념을 다시 정리했고 단어는 하루 50개 정도 외웠다. 해서양은 “단어 자체로만 외우려 하기보다 책을 통해 익히는 게 좋다”고 말했다. 문장을 통해 자연스럽게 단어의 의미를 익히는 방법이다. 듣기 부분은 정형화된 문제집 녹음 테이프보다 BBC뉴스를 1시간 정도씩 듣는 것으로 대비했다.
  특히 쓰기 부분에 집중했던 해서양은 “코리아헤럴드 기사를 하루 하나씩이라도 읽고 요약한 것이 효과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일주일에 2편 정도씩 에세이 쓰는 연습을 할 땐 시사 이슈에 대해 자료 조사를 많이 해본 뒤 글을 쓰고 첨삭 받았다. “기본은 갖추되 많은 글들 가운데 돋보일 수 있는 부분을 갈고 닦으려고 노력했어요.” 에세이 준비는 영어 문장 연습이 아니라 사고력 연습이라는 것이 해서양의 신념이다. 보윤양은 쓰기 공부를 통해 독해에 도움을 받았다. 한 가지 주제에 대해 브레인스토밍 후 글로 정리하는 훈련을 했다. 문장·문단 구조를 익히고 배경지식을 쌓게 돼 독해 실력이 자연히 늘었다. 수능형 문제를 많이 풀어보고 텝스형 문제도 가끔 풀면서 독해 감각을 길렀다.
 
자신 있는 과목도 꾸준히 병행
  해서양은 “자신있는 분야라도 방심하지 말고 꾸준히 공부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해서양은 자신있다고 생각했던 언어영역에서 고사성어 암기에만 주력했는데 결국 실전에서 이 문제는 틀리고 말았다. 다행히 평소 좋아하던 독서를 방학 때도 꾸준히 해온 덕에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보윤양은 팝송을 듣거나 TV 영화를 소리만 듣는 것으로 영어 듣기 감각을 유지했다. 방학이라 늘어지는 마음을 다잡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게 두 학생의 공통된 의견이다. 스트레스가 쌓일 때 해서양은 도자기 만들기로, 보윤양은 컴퓨터 게임으로 이를 해소했다. 작은 일탈 뒤에는 재빨리 책상 앞에 앉아 공부하는 습관을 가졌다.
 
조급해 하지 말고 다양한 활동 쌓길
  해서양과 보윤양은 중3 여름방학을 떠올리며 “다양한 체험을 해보지 않은 것이 아쉽다”고 털어놨다. 입시에만 급급하기보다 시험 이후까지도 생각해야 한다는 것. 특히 유학반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시간이 날 때 교과외 활동을 해 놓는 것이 좋다. 또 보윤양은 “외고 입시를 준비한다는 이유로 3학년 2학기 학교 수업에 소홀한 아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합격하지 못했다”며 “개학하면 내신 공부와 병행하기가 쉽지 않은데, 방학 때 기초를 잘 다져놓는다면 오히려 단기간 내 실력을 향상시키는 시기로 삼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프리미엄 최은혜 기자
사진= 프리미엄 황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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