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논조>중국은 눈앞의 이익서 벗어나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최근 수개월동안 미.중관계는 여러 불길한 문제들로 뒤덮이고 있다.중국의 군사훈련,인권운동가 구속,대(對)파키스탄 핵기술 공여,지적 재산권 침해 등이 그것이다.
대만의 총통선거후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그러나 이는 기우(杞憂)에 불과하다.
샬리카슈빌리 미 합참의장이 말한 것처럼 중국은 대만을 공격할만한 군사력이 없다.중국정부의 성명과 행동은 리덩후이(李登輝)대만총통의 분리.독립론에 쐐기를 박자는 의도다.
미 행정부는 대만의 주권이 중국에 있으며,양안(兩岸)문제는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대중(對中)정책의 기조가 흔들림없이유지되고 있음을 공언하고 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사태의 배후에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대응이라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존재한다.중국의 안정과 이웃국가와의우호관계는 아.태지역의 평화와 안정,경제성장에 불가결하다.
동시에 미국이 중국과의 대화를 지속,중국정부의 정책수립에 영향력을 확보하는 것도 긴요하다.이는 역대 미 정부와 의회에 의해 수차 확인된 결론이다.
클린턴 정권이 중국에 대해 봉쇄정책(Containment)이아닌 개입정책(Engagement)을 펴고 있는 이유는 다음과같은 이유 때문이다.
첫째,안전보장에 관한 대화와 군사교류는 변혁의 시대에 중요하다.미국은 옛소련의 붕괴과정에서 안보.군사면에서의 교류를 계속함으로써 신뢰를 조성할 수 있었다.미국은 중국 군부와 지도자들을 미래를 향한 대화 테이블로 끌어들여 중국을 국 제사회에 통합시키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
둘째,한국.일본.태국등 미국의 아시아 동맹국은 안보를 포함한광범위한 분야에서 대중 개입정책을 취할 것을 미국에 요구하고 있다.미국이 만약 대중 봉쇄정책을 취한다면 미국은 고립될 것이다. 셋째,80년대 미국은 옛소련에 대항하기 위해 대(對)중국 군사기술 이전과 무기수출을 인정했다.냉전이 끝난 지금 태평양에 필요한 것은 상호신뢰와 투명성이지 무기고가 아니다.
넷째,중국은 아시아 분쟁 해결과 지구 차원의 안전보장에 관한열쇠를 쥐고 있다.북한의 핵개발 의혹을 둘러싼 교섭에서 중국은막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중국의 영향력에 의해 미얀마.파키스탄.이란과의 안보.정치문제에 대한 외교교섭의 길이 열릴 수 있다.중국은 핵보유국이면서 동시에 무기수출대국이다.핵무기의 비확산이라는 관점에서 대중개입정책은 필요하다.
다섯째,중국 군부는 역사의 고비마다 중요한 역할을 맡아왔다.
군부는 여전히 강력한 권력을 가지고 있으며,미국이 우려하는 문제를 좌우하고 있다.대화에 의해 중국의 정치가 어떻게 바뀔 것인지 예측할 수 있다.군 지도부의 사상과 의사결정 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함으로써 비로소 자유민주국가의 문민통제가 어떤 것인지 보여줄 수 있다.
여섯째,군사적 돌발사고와 오해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중국의 군사훈련은 현재 공해상에서 이뤄지고 있다.미국은 아.태지역의 이해를 중시하고 있는 만큼 중국과 같은 지역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할 것이다.
중국과의 군사교류에 의해 미 해.공군은 상호이해를 넓히는 것이 가능하며,상호 훈련추진방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은 미국에 상응하는 노력을 해야 하며,과대선전과 과거에 사로잡혀온 관습을 버려야 한다.중국의 위협은 비단 대만 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체,그리고 미의회에까지 미치고 있다.
중국은 눈앞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전략이 장기적 국가 이익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정리=노재현 도쿄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