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의원 “정연주 KBS 사장 기소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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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22일 본회의를 열어 민생·공기업 개혁과 관련해 긴급 현안질의를 했다. 의원들은 고유가 시대의 물가 대책 등에 대한 정부 대책을 물었다. 특히 정부의 공공요금 인상 계획에 대해 의원들은 “서민 고통을 가중시킨다”며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공기업 민영화와 KBS 정연주 사장의 진퇴와 관련해선 당의 입장에 따라 공방도 벌어졌다.

◇한 총리 “전기·가스료 현실화”=한승수 국무총리는 이날 답변에서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증가하는 전기나 가스 요금은 일정 수준 현실화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공요금 인상 계획을 유보할 생각이 없느냐”는 한나라당 김성태 의원의 질문에 “자원배분의 왜곡이 심한 산업용부터 현실화하고, 주택용 등은 단계적 인상 등을 통해 서민의 부담을 완화하려 한다”며 이같이 대답했다. 정부는 요금을 인상한다는 표현 대신 주로 ‘현실화한다’는 표현을 쓴다.

이날 국회 본회의장엔 한 총리의 답변 태도를 둘러싸고 잠시 소란도 벌어졌다. 한 총리는 민주당 강봉균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던 중 강 의원이 대답을 다 듣지 않고 다음 질의로 넘어가려 하자 “답변할 시간을 주셔야지. 시간을 주지 않으면 어떻게 답변을 합니까. 존경하는 의원님들이 말이죠”라고 언성을 높였다. 그러자 민주당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가 단상으로 달려 나와 “총리의 답변 태도가 그게 뭐냐”고 항의하는 소동이 생겼다.

◇사퇴론과 강만수 장관=정치권 안팎에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18대 국회 들어 처음으로 본회의장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 공세에 시달렸다. 특히 야당 의원들은 강 장관 면전에서 “경제 정책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는 주장을 폈다. 민주당 강봉균 의원이 대표적이었다.

▶강 의원=“경제·경영학자 118명이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는데.”

▶강 장관=“물가 안정을 중심으로 해 경제 살리기를 위해 더 일을 잘하라는 질책으로 생각한다.”

▶강 의원=“강 장관은 정부가 시장을 이길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

▶강 장관=“정부는 모든 가격이 시장에 의해 움직이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한번도 어길 생각이 없었다.”

◇“KBS 사장은 조사받아야”=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소환에 불응하고 있는) 정연주 사장을 기소할 것이냐”는 민주당 최문순 의원의 질의에 “수사가 종결된 후 모든 증거를 종합한 뒤 검찰이 결정할 것”이라며 “나와서 조사받는 게 이 사건을 정당히 해명하고 바르게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한나라당 김성태 의원은 MBC 사장을 지낸 최 의원을 겨냥해 “최 의원이 비례대표로 민주당에 입성한 것은 특정 언론을 대변하기 위한 것이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여야, 남북 문제 해결 공감대=민주노동당 강기갑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남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북 특사를 파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도 mbn ‘정운갑의 Q&A’에 출연, 대북특사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동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사가 지금의 경색 관계를 해결한다면 과거 정권 사람이든, 현 정권이 사람이든 누구든 보낼 수 있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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