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츠키 이적으로 NHL 크게 출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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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선수 한명의 트레이드로 미국 프로아이스하키리그(NHL)가 크게 출렁이고 있다.NHL사상 최고의 슈퍼스타 웨인 그레츠키(35)가 이번주초 LA 킹스에서 세인트루이스 블루스로 트레이드되자 각 구단과 팬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레츠키의세계」를 펼치게 될 블루스와 「그레츠키 없는 세상」을 맞게 된킹스.양구단의 표정은 완전히 상반돼 있다.
블루스는 벌써부터 축제분위기에 들떠 있다.블루스의 마이크 키난감독은 지난달 28일(한국시간)기자회견을 갖고 그레츠키의 이름과 등번호 99가 새겨진 유니폼을 펼쳐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 유니폼은 스포츠용품 제조업체들이 이미 야근을 마다하지 않고 특수제작에 들어가는등 곧 날개돋친듯 팔려나갈 것이 분명하다. 블루스의 홈경기티켓도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지난달 25일 그레츠키의 블루스행 보도가 구체적으로 나돌기 시작한뒤 이틀사이에 2만2천장의 티켓이 팔려나갔다.순식간에 남은 9개 홈경기중 2개 경기가 매진됐으며 아침 티켓판매시간 세시간전 부터팬들이 매표소 앞에 줄을 서고 있다.
블루스는 이같은 「그레츠키 열기」를 올해 챔피언등극 뿐 아니라 내년시즌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향후 3년간 2천1백만달러(1백63억원)의 연봉계약을 해 그레츠키를 계속 NHL 최고연봉선수로 남게 할 계획이다.반면 킹스는 희비가 엇갈리 는 표정이다.그레츠키를 떠나보낸 대신 블루스로부터 3명의 신인유망주와 신인선수드래프트에서 97년 1라운드,96년 5라운드지명권을 받았다.장래성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지금 당장은 슈퍼스타의 이적으로 캘리포니아주의 간판팀이란 타이틀과 팬들을 한꺼번에 빼앗길지도 모르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는 입장이다.
LA지사=허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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