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미국 미사일 협상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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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수출은 핵문제 못지 않은 국제적인 골칫덩어리였다.미국이 북한 핵문제가 해결기미를 보이자 후속타로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해외 수출을 막기위해 협상을 북한에 제의한것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의도를 뻔히 알고 있는 북한은 협상을 계속 기피해왔고,미국은 미사일 문제를 북한.미국 관계정상화의 주요 전제로 제시한 바 있다.북한이 오는 4월24일부터 제네바에서 미국과 미사일회담을 갖는 것은 더 이상 미국의 압력 을 피하기 어려운데다 미국과 직접적인 군사접촉을 갖는다는 의미가 있고 핵협상 때처럼 이 협상을 통해 상당한 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경수로문제 타결후 이처럼 상당기간이 소요된 것은 다른 한편으론 한국정부가 북.미간 직접접촉을 극력 반대해온 측면도 있는데 한국정부는 최소한 한국의 4월 총선후 북.미간 협상을 가지며,의제는 미사일 부분에 한정하는 일시적인 것이 어야 한다는선에서 이번 협상을 양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은 지난 75년 중국으로부터 스커드미사일을 들여와 연구하기 시작한 이래 81년에는 이집트와 「미사일 개발 협정」을 맺어 본격적으로 미사일개발에 착수했다.북한은 지난 84년부터 사정거리 2백80㎞의 스커드미사일을 개발,평양부근에 배치했고 이후 연간 1백기의 스커드미사일 생산능력을 갖췄다.북한은 지난 87년 스커드미사일 1백여기를 이란에 수출하는 등 미사일이 북한 무기수출의 주요 품목이 돼왔다.또 최근에는 사정거리가 3천~5천㎞이상으로 추정되는 대포동미사일 을 개발하고 있어 일본을비롯한 동북아 일대를 사정권에 넣어 주변국을 불안케 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사일을 핵무기및 화학무기와 함께 대량살상무기로 분류하고 있는 미국이 북한을 미사일수출통제체제(MTCR)에 가입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MTCR는 사거리 3백㎞를 초과하는 미사일및 관련 부품과 기술을 수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국제적인 수출통제기구로서 북한이 MTCR에가입하게 되면 미사일 수출이 전면 금지된다.
하지만 미사일을 개발하는데 많은 노력과 돈을 투입했고 이를 주요 외화획득원으로 삼고 있는 북한이 순순히 MTCR에 가입하지 않을 것은 충분히 예상되는 일이다.
미국측은 이번에 기필코 북한을 MTCR에 가입시키겠다는 생각이고 북한은 상당액을 울궈낼 속셈인 만큼 협상과정의 진통과 우여곡절은 불가피하겠지만 북한에는 북.미관계개선이라는 당면목표가있으므로 결국 어떤 형태로든 타결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한편 우리에게도 큰 부담이 돼온 북한의 미사일 문제가 해결가닥을 잡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당초의 약속과는 달리 북한과 미국의 직접접촉이 본격화되는 계기가 될수도 있다는 점에서 당국자들은 긴장하고 있다.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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