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빼고 젊은피 수혈 … 삼성 4연패 탈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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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선동열 삼성 감독은 16일 대구 우리전을 앞두고 침통한 표정이었다. 전날까지 4연패를 당해 올 시즌 처음으로 6위로 내려앉은 데다, 위기를 벗어날 비책도 떠오르지 않았다. 게다가 우리 선발은 올 시즌 8승 중 2승을 삼성으로부터 거둔 마일영이었다.

선 감독은 이날 외국인 선수 웨스 오버뮬러와 탐 션을 동시에 방출했다. 외국인 선수 없이 올 시즌을 치러내겠다는 의지다. 선 감독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외국인을 믿느니 젊은 선수들 위주로 팀을 개편하겠다”며 힘없이 말했다. 4강 진입을 반쯤 포기한 듯했다.

젊은 선수로의 세대 교체. 선 감독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투로 말했지만 삼성이 남은 시즌, 또는 내년 시즌 재도약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삼성이 젊은 선수들의 활약으로 연패에서 벗어났다. 삼성 4번 타자 박석민(23)은 0-1로 뒤진 1회 마일영의 직구를 밀어 쳐 우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우리가 2-3까지 쫓아오자 최형우(25)는 5회 1사 만루에서 2타점 우전안타를 때렸다. 이어진 2사 1·3루에서는 채태인(26)이 우중간 적시타를 보태 6-2 승리를 확인했다.

타선에 ‘젊은 피’가 도는 동안, 삼성 선발 배영수(27)는 5이닝을 5피안타 2실점으로 막고 시즌 6승째를 거뒀다. 삼성은 대구 5연패에서 벗어나며 꺼져가던 4강 불씨를 재점화했다.

KIA는 부산 원정경기에서 4-1로 승리, 롯데를 5연패로 몰아넣었다. KIA 선발 이범석은 9회 1사까지 4피안타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롯데 타선은 이범석의 최고 시속 151㎞에 달하는 직구와 140㎞에 육박하는 슬라이더를 공략하지 못하다가 9회 이인구의 홈런으로 간신히 1점을 뽑았다.

롯데는 5위 KIA에 2.5경기 차로 쫓기며 4위가 위태로운 처지에 몰렸다. 이날 부산 사직구장에는 롯데의 하락세와 맞물려 올 시즌 최소 관중인 8879명만 입장했다.

대전에서는 에이스 류현진을 앞세운 한화가 LG를 11-4로 제압했다. 류현진은 선발 7이닝 동안 5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며 김광현(SK) ·윤석민(KIA)·이재우(두산)에 이어 네 번째로 시즌 10승 고지를 밟았다. 2006년 데뷔 후 3년 연속 10승 달성이다.

대구=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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