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 젊은 피 … 메달 사냥도 가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2면

“4강 진출이 1차 목표다. 경우에 따라선 메달도 가능하다.”

김경문 야구 대표팀 감독은 14일 최종 엔트리 24명을 발표하며 이렇게 말했다. 베이징 올림픽에선 일본·쿠바·미국이 금메달을 다툴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국도 이들을 위협할 다크호스라는 것이다.

박찬호(LA 다저스)·임창용(야쿠르트) 등 해외파가 빠졌지만 큰 경기에 강한 이승엽(요미우리)의 합류는 천군만마를 얻은 것이나 다름없다. 국내 젊은 선수들의 무서운 성장세도 한국의 메달 획득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김 감독은 “당일 컨디션에 따라 4강에서 탈락할 수도, 우승할 수도 있다” 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본을 막을 상대는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는 일본이 꼽힌다. 일본 대표팀 호시노 센이치 감독은 지난 1년간 세계 곳곳을 돌며 상대 전력을 탐색하는 일만을 해 왔다. 그가 움직일 때마다 20여 명의 참모진이 따라 붙었다.

호시노 감독은 일본 프로야구 12개 구단에서 최정예 멤버를 뽑을 예정이다. 메이저리거가 올림픽에 나서지 못하기 때문에 1군 선수가 주축이 되는 일본이 금메달 후보로 꼽히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예비 메이저리거’ 다루비슈 유가 이끄는 선발진과 ‘최고 마무리’ 후지카와 규지가 중심인 불펜은 단연 최강이다.

타선은 미야모토 신야, 오가사와라 미치히로 등 베테랑 위주로 꾸릴 전망이다. 일본의 최대 강점은 무엇보다 국제대회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작전 야구다.

일본은 WBC 결승에서 승리를 거뒀던 쿠바, 메이저리거가 뛰지 못하는 미국보다 전력 외 변수가 크게 작용하는 한국을 경계하고 있다. 한국은 일본을 상대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2승, 2006년 WBC에서 2승1패를 기록한 바 있다. 호시노 감독은 “최대 라이벌은 역시 한국”이라며 한국팀의 비디오 자료를 반복해 분석하고 있다.

◇가깝고도 먼 메달

한국은 일본을 의식할 여유가 없다. 베일 속에 가려진 미국과 쿠바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하기 어렵다며 답답해하고 있다.

지난주 네덜란드에서 열린 국제야구대회를 참관하고 돌아온 유남호 전력분석분과위원은 “쿠바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 그런데 미국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다”고 털어놓았다. 수백 명의 마이너리거 가운데 누가 뽑힐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메이저리거가 없다 해도 미국은 한국과 일본이 상대하기가 힘에 부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 3월 올림픽 최종 예선에서 한국을 꺾었던 캐나다도 복병이다. 당시 출전 선수 가운데 18명이나 최종 엔트리에 합류,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쉬운 경기가 없다. 단기전의 특성상 첫 네 경기(미국·중국·캐나다·일본)가 중요하다. 최대한 일찍 승부를 내겠다”고 밝혔다.

김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