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유니버스 출신 대선후보 부상-베네수엘라 이레네 사에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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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정계에 진출한지 3년밖에 안된 전 미스유니버스 출신 이레네 사에스(34)가 베네수엘라를 가난으로부터 구해줄 차기대통령감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에스는 지난해 12월 수도 카라카스시 차카오구 구청장선거에서 재선됐다.지지율은 96%.베네수엘라에 민주주의가 실시된 37년동안 가장 압도적인 승리다.이로써 그녀가 차기에 카라카스시장이나 98년 베네수엘라 대선에 출마해도 당선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사에스의 인기는 180㎝가 넘는 키와 붉은 기가 도는 금발의미모보다 오히려 부패가 만연한 베네수엘라에서 보기 드문 청렴하고 효율적인 구정운영 때문이다.
92년 그녀가 처음 취임했을 때만 해도 관내에 교통난과 범죄문제가 심각했으나 청장 재임 3년만에 차카오구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대학교육을 받은 말쑥한 경찰들로 하여금 치안을 맡게해 주민 스스로 자신을 방어해야 하는 타지역과는 달리 치안이 양호하다.쓰레기는 즉각 수거되며 거리는 항상 깨끗하다.
정치적인 이데올로기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스런 사고방식과 행정을 직업 공무원에게 맡기고 중요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석하는 것도 그녀의 인기비결중 하나다.그녀는 매일 오전5시30분에 일어나 바쁜 스케줄에 의해 움직이면서도 콘서트와 민속 축제를 주최하고 경찰행사에 모터사이클을 타고 참가하기도 한다.
노인의 뺨에 입을 맞추고 살사음악(중남미 대중음악)에 몸을 흔드는등 튀는 행보를 보이는 그녀에게 『머리 빈 인형』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인구 18만5천명의 차카오가 카라카스의 다섯개 자치구중 가장 부유한 것은 누구도 부인 하지 못한다. 이런 연유로 라틴아메리카에서 자원이 가장 풍부하면서도 2천1백만 인구중 1천5백만이 절대빈곤층인 국민들의 관심을 받게되자 그녀의 대선출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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