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동네 사람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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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호 03면

승효상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 커미셔너

승효상(56·사진·종합건축사사무소 ‘이로재’ 대표)씨는 ‘빈자의 미학’을 건축철학 삼아 집을 짓는 건축가다. 2002년 국립현대미술관이 뽑는 ‘올해의 작가’에 건축가로는 처음 선정됐을 만큼 그는 한국 건축계를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김정헌)가 격년제로 열리는 2008년 제11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 건축전의 한국관 커미셔너로 승씨를 임명한 것은 그의 국내외 인지도 덕이다. 9월 14일부터 11월 23일까지 베니스 자르디니 공원과 아르세날레에서 이어지는 올 건축전의 주제는 ‘저기, 건설 너머 건축’. 승씨가 평소 강조해온 ‘새로운 시대, 새로운 삶의 설계’와 잘 맞아떨어지는 테마다. 한국관은 ‘컬처스케이프, 여기 파주출판도시’를 주제로 내세웠다.

함신익
『예일대 명물교수 함토벤』펴낸 지휘자

단돈 200달러를 들고 미국으로 건너가 예일대 음악 대학원 지휘과 교수가 된 지휘자 함신익(50)씨가 자신의 삶을 돌아본 책 『예일대 명물교수 함토벤』(김영사)을 펴냈다. 4년 전 같은 출판사에서 낸 『다락방의 베토벤』개정판인 이 책은 “50이 되고 보니 30대, 40대와는 또 다른 세상이 보이고 하고 싶은 말도 생긴다”는 함씨의 요청으로 나왔다. 서울 삼양동 달동네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건국대 졸업 후 미국 유학길에 올랐던 함씨는 그런 배경에서 나온 쓴소리를 책 이곳저곳에 남겼다. “학교를 1등부터 순서대로 열을 매기고 그것으로 사람의 질과 값어치도 매기는 한국 사회의 학벌 문화가 뿌리 깊이 박혀 있는 것이다…간판 하나로 많은 젊은이들이 꿈을 접는 사회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최명윤
미술품 과학감정 사이트 개설

미술품 과학감정 전문가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최명윤(61·명지대 문화예술대학원 문화재보존관리학과 겸임교수)씨가 미술품 감정에 관심 있는 누구나 들어와 볼 수 있는 사이트 ‘스터디 빨래터(www.studypaletter.com)’를 개설했다. 최근 한국미술품감정연구소가 진위 의뢰를 받았던 박수근(1914~65)의 유화 ‘빨래터’를 진품으로 감정했지만 명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논란이 계속되면서 그 작품 이름을 내건 것이다. 최씨는 이미 2005년 국내 한 경매사에 나왔던 이중섭과 박수근의 작품 수천 점이 위작임을 밝혀내는 등 한국 미술품 감정의 신뢰도와 과학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는 “공개적으로 ‘빨래터’의 진실을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글 정재숙 기자 johan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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