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김정일 자극 사건 정부 움직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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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정부는 玄성일씨 부부등의 망명,성혜림(成蕙琳)씨 일가의 도피에 이어 사회안전부 하사의 러시아대사관 망명요청 사건등 김정일(金正日)을 자극,돌발적인 「대남도발」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잇따르자 15일 이수성(李壽成)총리 주 재로 통일안보정책회의를 열어 종합적인 대책을 논의하는등 긴장된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 일련의 사태는 김정일을 촉발시키기에 충분한 것이고 절대적 권력을 행사하는 다혈질의 김정일로서는 언제고 「일」을 칠수있다는 것이다.
청와대를 비롯한 통일원.안기부.외무부.국방부등 관계당국은 이날 회의에 앞서 각기 대책회의를 갖고 대응방안등을 검토했다.
…이수성(李壽成)총리 주재로 15일 열린 통일안보조정회의의 1차적 메시지는 「치안.안보 태세 강화」로 압축될 듯.
최근 발생한 성혜림(成蕙琳)씨 탈출과 평양주재 러시아 대표부총격 사건등을 계기로 북한이 자칫 납치.테러등 대남 도발 활동을 강화할 수 있다고 판단,범정부 차원의 예방책 마련이 필요하다는데 회의 참석자들의 인식이 일치.
한편 성혜림씨 탈출에 대해 송영대(宋榮大)통일원 차관은『成씨일행이 제3국에 피신해 있으나 북한의 위해(危害)가능성과 언론의 추적을 우려한 나머지 자신의 소재를 알리지 않고 있다』고 말해 언론보도 자제를 은근히 강조.
…통일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한 안보고위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이같은일련의 사태가 북한과 같은 엄격한 통제사회에서 잇따라 일어나고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라고 지적.
이제 내부 통제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징후며 북한체제의 위기 가능성이 단순한 전망일수 없고 최소한 「금」이 가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해석.그리고 이같는 위기를 넘기기 위한 정략적 측면에서도 대남도발은 가상(假想)일수 만은 없다는 전 제하에 군의대비태세 강화 방안을 숙의.
김영삼(金泳三)대통령도 14일 고위공직자들과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북한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면서 『이같은 징후는 여러측면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마치 고장난 비행기나 마찬가지여서언제 어디에 추락할지 모른다』고 우려를 표명한바 있는데,청와대는 그러나 정부의 예민한 대응이 가져올지 모를 부작용을 의식한듯 북한동향등에 촉각을 세우면서도 지나치게 민감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
…북한의 동요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곳은 안기부와 유사시 무력대응을 해야하는 국방부.안기부와 국방부 수뇌부는 14일 북한 무장 사회안전부원의 러시아대사관 망명사건이 전해지자 즉각 군의 경계태세 강화방안을 협의하는등 만일의 도발가능성에 대비. 독도를 둘러싼 일본과의 신경전으로 15일중 있을 해.공군 합동훈련 지휘에 분주하던 합참은 14일 북한의 도발대비 종합계획과 북한군 동향및 취약지역인 백령도의 준비태세를 점검하는등 또 한차례 부산.
배명복.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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