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KBS 1TV "바람은 불어도" 맏며느리 박성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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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맏며느리가 어떻게 집을 나갈 수 있어.』 『맏며느리는 뭐 죄지은 것 있나.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 지난주 KBS-1TV 『바람은 불어도』를 본 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하다.시어머니와 며느리를 함께 TV앞에 앉히는 이 드라마는 지난주 큰 며느리의 돌연한 가출을 그려 시청자들의 눈물샘마저 건드려 놓았다.최근까지 시청률 정상을 달려오기 도 했지만이 사건후 50%가 넘기도 했다는 일부조사도 있다.
그러다보니 궁금증이 하나 생긴다.맏며느리 이애순역을 맡은 박성미(34)는 무슨 생각을 하며 연기를 할까.
『맏며느리는 정말 아무나 하는게 아닌 것 같아요.전국의 맏며느리 분들에게 큰 절이라도 올리고 싶은 마음이에요.』 박성미의시부모는 마산에 산다.두살된 아들은 친정어머니가 봐준다.영화 『은행나무 침대』 개봉을 앞둔 동갑내기 영화감독 강제규씨와 둘이 산다.시부모에 시할머니까지 모시고 한집 살림을 하는 극중과는 완전 딴판이다.
『자신을 희생해 남이 잘되는 것을 보며 행복을 느끼는 애순이가 꼭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배울 점은 있어요.전 원래다혈질인데 참고 희생하면 결국 이긴다는 것을 터득했다고 할까.
시어머니와 전화해도 전엔 빨리 끊으려고만 했는데 지금은 이얘기저얘기 자꾸 붙이게 되더라고요.』 극중 가출원인은 친정어머니 제사.오빠의 이민으로 마지막이 될 제사에 못간 애순은 설거지를하다말고 불쑥 슬리퍼에 외투차림으로 산소를 찾는다.
『친구 시아버님도 TV를 보시다가 우셨대요.설거지하는 친구 뒷모습을 보다 며느리 맘 몰라주는 시아버지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해서요.』 중3때 MBC 아역탤런트로 출발,『제3교실』『수사반장』등에서 주로 여학생으로 출연했던 박성미는 91년 KBS-1TV 『옛날의 금잔디』에서 현모양처 막내 며느리역을 해본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많은 분들이 이제부터 말도 좀 하고 살라고 그러세요.그래도애순이는 여전히 아래 위 두루 챙기며 꾹 참고 살거예요.그런데전 벌써부터 어떤 며느리가 들어올지 걱정이 되니 어떡하죠.』 글=정형모.사진=오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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