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도매상 적자로 허덕-작년 전국 49개업체 부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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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한때 면허만 따면 돈이 저절로 굴러들어와 「황금알을 낳은 거위」로까지 불리던 술도매상이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다.90년 면허가 개방되면서 업체가 난립된데다 주류시장도 최근 수년사이 계속 침체상태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난 한햇동안 전국에서 49개 업체가 부도를 낸데이어 절반이상의 업체들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무더기 도산사태가 빚어질 전망이다.
도매상들중에서는 드물게 법인 등록이 의무화되어 있는 주류도매상은 현재 전국에서 1천2백여업체다.
90년 이전까지는 신규면허 취득이 사실상 불가능했으나 그후 인구 1백만이상 시의 경우 자본금 1억5천만원과 50평이상의 창고,1개 주류업체와의 거래약정서만 있으면 면허를 받을 수 있도록 풀렸다.
이 때문에 면허개방 이전에는 7백39개업체에 지나지 않던 것이 5년여 새에 5백여개나 더 늘어난 것이다.
면허개방과 함께 종전에는 영업구역도 엄격히 나뉘어 있던 것이완전히 풀리면서 업체들간의 판매경쟁이 격화되기 시작했다.
포화상태의 도매상들간에 슈퍼.편의점.유흥업소들을 상대로 공급업소 확보경쟁을 벌이면서 마진율 인하경쟁도 벌어져 개방이전 15%선이었던 마진율이 최근 들어서는 6~7%선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도심 교통체증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물류비용 부담과위스키를 제외하고는 장기침체에 들어가 있는 소주.맥주시장의 사정이 겹쳐 경영수지 악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대한주류도매업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시장은 성장이 멈췄는데 반해 신규참여는 계속 늘고있기 때문』이라며 『주류유통시장 정상화를 위해 한시적이라도 면허발급을 제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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