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 빅리거 본색 … 7이닝 무실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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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전력분석요원들은 유턴 해외파 김선우(두산)의 2008 시즌을 놓고 ‘들쭉날쭉’이라고 평가한다. 구위가 뚝 떨어져 5월 한때 2군에 내려갔다 온 뒤에도 잘 던지는 경기와 그렇지 못한 경기가 번갈아 이어지고 있다. “봉중근(LG)과 송승준(롯데)처럼 아무래도 한국 프로야구에 적응하려면 한 시즌은 보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

그러나 이날 김선우의 피칭은 그런 평가를 무색하게 했다. 7이닝 동안 단 3개의 안타만 내주며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위기는 딱 한 차례뿐이었다. 6회 1사에서 LG 권용관이 유격수 실책으로 1루에 나간 뒤 1번 이대형이 좌전 안타를 터뜨려 1사 1, 2루. 그러나 김선우는 LG 중심타자 박용택과 안치용을 각각 투수 땅볼과 3루 땅볼로 잡아내며 위기를 모면했다. 김선우는 7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3승째(3패) 및 3연승을 내달렸다. 두산의 5-1 완승.

LG 정찬헌은 이날도 실망스러운 피칭을 선보였다. 1회에만 3연속 안타를 두들겨 맞으며 대거 4실점, 초반부터 기선을 제압당했다. 시즌 11패째(3승)이자 최근 9연패다.

선발로 본격적으로 나선 지난 5월 초 3승을 거둔 뒤 5월 25일 잠실 KIA전부터 9차례 연속 패전을 맛보고 있다. 역대 프로야구 신인 최다 패는 17패(1983년 OB 장호연, 1986년 빙그레 이상군)다. 싸우면서 자라야 마운드에서 진짜 싸움꾼이 되겠지만 연패의 골이 너무 깊다. 한국 프로야구의 최고의 투수가 될 수도 있는 신인에게 가혹한 선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인천에선 7월 들어 주춤하던 1위 SK가 삼성을 3-0으로 눌렀다. 0-0으로 맞선 5회. 선동열 삼성 감독은 선발 오버뮬러가 SK에 3안타를 내주며 1실점하자 곧바로 안지만을 마운드에 올렸다. 0-1로 5회를 넘기면 경기 후반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는 계산.

하지만 기대는 일찌감치 무너졌다. 1사 1, 2루에 등판한 안지만은 이진영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를 자초하더니 최정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는 등 3점을 내줬다. SK 선발 김광현의 존재를 생각하면 뒤집기 어려운 격차였다.

17일 만에 1군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은 7이닝 4피안타 무실점의 호투로 시즌 11승째를 챙겼다.

김성원 기자, 인천=하남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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