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 ●·쿵 제 7단
그 바람에 98까지 상변 백 집은 더 커졌고 귀의 흑 집은 줄었다. A도 남았다. 집 차이는 좀 더 좁혀졌지만 흑은 대신 심리적인 자유를 얻었다. 흑은 편안하고 백은 초조하고… 99로 힘껏 씌우며 쿵제는 비축해둔 힘을 마음껏 발산한다. B나 C 정도로 유연하게 두어도 여유있는 형세지만 백이 하도 약해서 걱정없이 몰아치고 있다.
이세돌 9단의 100은 최강의 버티기. 허공을 도약하는 이 한 수가 죽음을 앞둔 늑대의 포효처럼 비장하다. 쿵제는 살피고 또 살핀 끝에 101, 103으로 끊어버렸다. ‘이세돌’이란 존재가 주는 일말의 두려움이 뇌리 한구석을 맴돌고 있었으나 무시하기로 했다. 뒷수도 없고 모양도 이렇게 나쁜데 백에 무슨 수가 있을까.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