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변수>6.서울-젊은층 투표율따라 당락 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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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서울선거엔 「바람」이 있다.토박이가 가장 적고,각 지역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섞여 살고 있다.조직 선거가 어렵고 정보 유통도 빠르다.조그만 변수도 전 지역으로 퍼지며 민감하게 작용한다. 부동층 비율도 다른 어떤 지역보다 높다.그러니 조그만 변수도 의석 수에선 엄청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물론 결정적 변수는 표의 지역성이다.즉 주민들의 출신지역이 지지정당과 후보를 결정하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서울시장선거때 강원도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조순(趙淳)후보는 호남표의 80%가량을 차지했다.DJ(金大中)지지표 가 몰린 것이다.투표가 거듭될수록 이 지역변수는 더욱 굳어져 이제 상수(常數)화 됐다.이제는 자신의 출마지역에 영.호남사람과 충청도 사람이 몇%냐에 따라 후보들은 쉽게 승패를 전망할 정도다.
이같은 지역성이 상수라면 서울의 변수는 역시 바람이다.12대선거 때는 군사정권에 반대하는 양김(兩金)바람이 1구2인제 선거에서 제1야당이던 민한당 후보를 모조리 낙선시키고 전 지역에서 신민당 후보를 당선시켰다.
양金씨가 갈라선 13대 때는 지역바람이 반 군정 바람에 가세해 서울 42석중 민정당 10,평민당(김대중)17,민주당(金泳三) 10,공화당(金鍾泌)3,무소속 2석의 여소야대를 만들어 냈다. 14대 때는 3당 합당에도 불구하고 민자 16석,민주 25석,국민 2석,신정 1석으로 민주당이 압승했다.호남고립에 대한 반발과 거여(巨與)에 대한 견제 바람 때문이다.
이 바람은 지난 구청장 선거때는 서초.강남을 제외하고 민주당에 압승을 안겨준 태풍으로 변했다.서울 바람은 여당을 견제하는역풍인 셈이다.
최근 김대중국민회의총재가 김영삼대통령의 독주를 비난하며 견제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것도 이런 바람을 일으키려는 계산이다.
또다른 서울선거결과를 결정하는 변수는 20~30대 젊은층의 향방이다.유권자의 60%에 이르기 때문이다.서울시장선거에서 조순시장이 어느날 캐주얼 옷차림에 모자를 쓰고 등장한 것도 박찬종(朴燦鍾)후보가 강세를 보인 젊은층을 잠식하기 위한 전략이었다.각 당이 젊은층을 겨냥한 별도의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젊은층은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낮아 일반 여론조사에서 젊은층에 기반을 둔 경우 실제 득표율을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많다.때문에 이들이 얼마나 투표에 참가하느냐도 변수로 작용하게된다. 金대통령의 개혁도 젊은층에 호소력을 가질 수 있는 주요변수 가운데 하나다.그러나 동전의 양면이 김종필자민련총재의 보수정치 선언이다.개혁은 보수층의 이탈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金대통령은 여당이 안정의석을 가져야 한다는 안정론으로 보수층이탈을 막으려 한다.자민련은 보수선언으로,국민회의는 견제세력론으로 안정희구층을 겨냥하고 있다.그런 의미에서 안정론은 풍향을알 수 없는 잠복 변수인 셈이다.
세대교체도 하나의 변수다.6.27지방선거 때만 해도 세대교체를 지지하면서도 3金을 현실로 인정했다.신한국당은 이번엔 이회창(李會昌)전총리,박찬종전의원등을 내세워 대안(代案)있는 바람몰이로 다시 바람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특히 기성 정치에 대한반발은 민주당에 유리한 순풍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변수는 담아낼 그릇이 있어야 한다.이해찬(李海瓚)국민회의 총선기획단장도 『출신지 분포가 움직일 수 없는 상수라면 인물은 최대 변수』라고 말했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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