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국제음반박람회현장르포>下.다양한 이벤트로 정상지키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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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국제음반박람회(MIDEM)가 열리는 동안 칸은 세계 음반시장의 메카로 바뀐다.
팩스나 전자우편으로 마케팅과 주문이 이루어지는 현대사회에서는박람회가 별 의미 없다는 지적도 있지만 세계 음반시장에서 MIDEM은 단순한 전시와 주문상담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그것은 해마다 메이저의 사업방향을 한꺼번에 접할 수 있고 새로운 군소 레이블의 패기에 찬 「목소리」에서 음반시장의 미래를점칠 수 있기 때문이다.
MIDEM에 클래식 부문이 신설된 것은 지난 83년.그후 플루티스트 장 피에르 랑팔,테너 호세 반담,소프라노 빅토리아 데안헬레스 등이 특별공연을 가졌고 지난해에는 첼리스트 장한나.로스트로포비치 등이 공연을 가졌다.올해는 특히 지 난 90년부터MIDEM클래식 프로그램의 자문역으로 있는 에르베 코레가 무대진행을 직접 맡아 눈길을 끌었다.에르베 코레는 장한나의 매니저. 프랑스의 주요 콩쿠르 입상자들의 데뷔무대를 마련한 지난해에이어 올해는 아다미(ADAMI)바이올린 콩쿠르 입상자인 스테파니 마리 드강이,심사위원을 맡았던 브뤼노 파스키에.제라르 풀레등과 함께 합동무대를 가졌다.
최근 독일 쾰른.함부르크에서 개최되는 클래식콤(Klassikkomm)이 알찬 기획과 진행으로 호평받고 있지만 세계 정상급아티스트들이 MIDEM무대를 선호하는 것은 오랜 역사와 함께 세계 음반업계 종사자들이 모두 참가한다는 규모 때문.
음반광고를 주수입원으로 하고 있는 빌보드.BMI.뮤직 앤 미디어.그라모폰.디아파종.레퍼토어.클래식 CD.BBC뮤직 매거진등 세계굴지의 음악잡지들이 단독부스를 차려놓고 참가자들에게 잡지를 무료로 배부하는 광경에서 MIDEM행사의 중요성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특히 프랑스 최고의 권위지인 디아파종은 지금까지 이 잡지에 게재된 클래식음반 관련 각종 정보를 CD롬에 담아 주목을 받았다.그라모폰지가 매년 CD가이드를 발행하고 있으나 음반정보를 CD롬으로 정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있는 일.
MIDEM측에서도 지난해부터 칸 클래식 음반상을 신설하고 심포지엄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함으로써 권위를 유지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국제음반산업연맹(IFPI).국제연예관련 변호사연합회(IAEL).국제음악출판사연맹(IFPMP).세계음악페스티벌연맹(FIDOF)등이 주최하는 총회나 각종 심포지엄도 매년 이곳 MIDEM행사장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달 22일 밤 칸 마제스틱 호텔에서 열린 칸 클래식 음반상 시상식에는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소프라노 빅토리아 데 안헬레스,카티아 리치아렐리 등 저명 음악인들이 참석해 행사 비중을더욱 높여주었다.
이날 시상식에서 네덜란드 출신의 지휘자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가 관현악과 합창곡에서 수상자중 유일하게 2관왕에 올랐다.
한편 「비바 라 사수엘라」공연차 칸에 온 플라시도 도밍고는 이날 시상식에서 예정에도 없던 특별공로상을 받아 희색이 만면한표정.그는 수상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며칠 전 독일에서 자신의 음반을 불법복제한 것에 대한 소송에서 승리해 3만마르크의 돈을 받았다』며 『앞으로도 해적판 음반의 퇴치를 위해 발벗고 나서겠다』고 말했다.
칸(프랑스)=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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