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파 수백만명 聖地(카르발라·나자프) 집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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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다드 함락 1주년을 맞은 9일 현재 이라크 저항세력과 연합군 간의 치열한 교전이 6일째 계속되고 있다. 10일에는 서기 670년 사망한 시아파 성인 이맘 후세인의 사후 40일을 기리는 명절 '알아르바인'을 맞아 시아파 성지(聖地) 카르발라와 나자프에 300여만명이 집결할 것으로 보여 중대 고비가 될 전망이라고 외신들이 전했다.

8일 일본인 3명이 이라크 무장 세력에 인질로 잡힌 데 이어 9일 무장 세력들이 아부 가리브에서 미국인 2명과 이탈리아인 4명을 납치했다고 현장에서 이를 목격한 미군 병사의 말을 인용,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라크 저항 세력들은 이날 팔루자 인근 아부 가리브에서 이동 중인 미군 차량을 습격, 최소 미군 9명이 숨졌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현장을 목격한 로이터 통신 사진기자는 "무장 이라크인들이 미군 차량과 유조차를 공격했다"고 전했다. 미군과 이라크 저항세력 간 교전이 발생한 지난 4일 이후 숨진 미군은 40여명, 이라크인은 460여명에 달한다.

팔루자시를 공격하던 미군은 한때 공격을 중단한 뒤 곧 재개했다. 미군은 이슬람 지도자들과의 협상을 위해 9일 정오부터 24시간 공격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으나 목격자들은 "정전 90분 만에 전투가 재개됐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미군은 한때 과격 시아파가 장악했던 쿠트시를 이날 탈환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라크 경찰 파흐드 하산은 "미군이 과격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사드르를 추종하는 마흐디 민병대와 치열한 전투를 벌여 오전 2시 쿠트시를 탈환했다"고 말했다.

한편 알사드르는 금요예배를 마친 뒤 측근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의 적(敵)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수하인 미군이 당장 이라크에서 철수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혁명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군이 이끄는 연합군은 현재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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