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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前대통령 부정축재사건에 대한 3차공판 안팎표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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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29일 서울지법 417호 법정에서 열린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 부정축재사건에 대한 3차공판은 법원측이 법정안팎과 법원 내.외곽에 대한 경호.경비에 만전을 기해주도록 검찰및 경찰에 요청하고 재판당사자와 취재진이 적극 협조해 시종 차 분한 분위기속에 진행.
◇법정밖=법원정문 주변에는 전날부터 이번 공판의 방청권을 얻기 위해 몰려든 일반인 1백여명과 방송 중계차량및 언론사 취재차량 수십대로 혼잡한 모습이었으나 1,2차 공판때보다는 열기가다소 수그러졌다는게 대체적인 평.
방청권의 암거래가격은 2차 공판당시 최고 30만원에 비해 10만원이 떨어진 20만원에 거래돼 공판이 거듭될수록 관심이 떨어지고 있음을 반영.
…盧씨를 태운 경기2더1062호 호송버스는 29일 오전9시 경기도의왕시 서울구치소를 출발,경찰 순찰차 2대와 검은색 호송차의 호위를 받으며 24분만인 오전9시24분쯤 서울서초동 서울지방법원에 도착.「긴급호송」이란 표시를 앞유리창에 붙인 호송버스는 1,2차때와는 달리 유리창에 커튼이 없이 철망만으로 가려져 있어 盧씨의 그림자가 철망 사이로 잠시 비치기도.
…오전9시25분쯤 검찰직원 4명이 수사기록을 들고 법정에 가장 먼저 들어간데 이어 10여분뒤 盧씨 장남 재헌(載憲)씨가 침통한 표정으로 박영훈(朴永勳)비서관,최석립(崔石立)전청와대 경호실장과 함께 입정.
이어 9시35분쯤 재벌기업회장 가운데 가장 먼저 동아그룹 최원석(崔元碩)회장이 잔뜩 굳은 표정으로 변호인들과 함께 법정에들어섰으며,곧이어 한보그룹 정태수(鄭泰守)총회장이 마스크를 한채 휠체어를 타고 법정으로 가기위해 1층 직원용 엘리베이터에 탑승. ◇법정안=재판이 열린 서울지법 417호 법정은 보도진을비롯,일부 시민이 방청권을 얻기 위해 전날 밤을 꼬박 새우는등열의를 보였던 것과는 달리 곳곳에 빈자리가 눈에 띄는등 1,2차 공판에 비해 맥빠진 분위기.
…재판부는 오전10시 정각 입정한 뒤 『95고합 1228,1237,1238호 특가법 위반등 사건외에 1320호 뇌물공여 사건과 1311호 특가법상 뇌물수수 방조사건을 병합해 심리하겠다』고 선언.
이중 앞의 세 사건은 盧씨 비자금 사건을 가리키는 것이고,1320호 사건은 율곡관련 김우중(金宇中)대우회장의 뇌물공여 부분이며 1311호 사건은 전두환(全斗煥)씨 비자금 사건중 이원조(李源祚)씨의 뇌물공여 알선 사건을 가리키는 것 .
***盧씨,느긋한 표정 …재판부의『피고인 노태우』란 호명에 따라 옅은 청회색 수의 차림의 盧씨는 벌써 세번째 공판에 나와법정에 익숙한 탓인지 재판부와 변호인.검찰측을 한바퀴 둘러본 뒤 목례도 하지않은 채 자리를 찾아가 기립하는등 여유있는 모습. 盧씨는 특유의 느긋한 표정으로 자리에 서 있다가 『앉아도 좋다』는 재판부 지시에 따라 착석했으며 이어 삼성 이건희(李健熙)회장이 옆자리에 앉자 가벼운 목례를 주고받은 뒤 귀엣말로 잠시 인사말을 교환하는 모습.
5분여동안 차례로 입정한 기업인및 이현우(李賢雨)피고인등 盧씨 측근 인사들도 차례로 자기 자리를 찾아가 앉았으며 맨 마지막에 입정한 한보 정태수총회장은 재판부를 향해 깍듯하게 목례해눈길. …피고인들이 모두 착석하자 재판부는 『변론을 속행한다』며 『전회 공판과 마찬가지로 전회에서 피고인들이 진술한 내용을요약해 점검해 줄테니 검찰및 변호인들은 주의사항을 잘 기억해달라』고 당부.
재판부는 이어 『노태우 피고인은 반대신문을 하지 않겠다고 했으며 삼성 이건희 피고인은 그룹회장은 구체적 경영에 관여하지 않아 자세한 내용을 모르고 3공이후 6공때까지 추석과 연말의 의례적인 인사치레를 이종기(李鍾基)당시 비서실장이 한 것으로 알고 특혜나 이권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는 식으로 피고인별 2차공판의 변론 요지를 설명.
…이날 열린 3차공판에서 동부그룹 김준기(金俊起)피고인의 증인으로 나온 홍관의(洪官義)동부건설 사장은 부산의 군정비창 공사는 1천2백억원짜리 공사이고 부산 송전선 공사는 12억원짜리공사라고 답변,12억원의 연고권으로 그 1백배짜 리 공사를 따낸 셈. 洪씨는 이날 변호인과 검찰신문에서 고위층의 내락으로 공사를 따 낸 것이 아니라 연고권을 인정한 경쟁업체들의 양보의결과라고 주장하다 재판장인 김영일(金榮一)부장판사가 두 공사의수주가격을 다그치자 이렇게 답변,방청객들을 잠시 어리 둥절케 했다. …오후에 속개된 공판에서 재판부가 가장 먼저 확인한 검찰측의 추가 증거목록과 증거자료에 대한 변호인측 동의여부에 대해 변호인들이 번갈아 일어나 이례적으로 전원일치로 동의 의사를표시.변호인들은 『자료를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동의한다 』거나 『읽어보고 나서 판단해야겠지만 일단은 동의한다』고 말해 재판부의 신속한 재판진행에 적극 협조하고 나서는 모습.이어 변호인 보충신문에서도 변호인들이 모두 3개문항에서 20여개 문항까지 간략하게 신문,변호인측 보충신문은 30분만 에 종료.
…김영일재판장은 이날 변호인과 검찰의 신문이 모두 끝난뒤 피고인들을 상대로 1시간 이상 직접 신문을 전개.
金판사는 특히 盧씨에게『대통령 재임당시 통치자금 소요액등을 계산해 보았느냐.』『퇴임당시 거액의 돈을 남긴 이유는 무엇이냐』는등 명확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검찰이상으로 매섭게 추궁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날 피고인들의 구형량과 관련해 이현우전실장은 10년이상,이원조씨등 비자금조성을 도와준 측근들은 5년이상,기업인들은 5년이하의 기준만 제시한 후 구체적인 형량에 대해서는 문영호(文永晧)중수부2과장에게 일임했다는 후문.
이에 따라 文과장은 공소사실의 시인정도등 피고인들의 법정태도등을 감안,공판관여 검사들과 재판정에서 수시로 의견을 나눈뒤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우전청와대 경호실장은 盧씨 비자금을 관리하던 장부와 통장및 도장을 보관한 비밀금고의 비밀번호가 87년 노태우 당시 민정당대표의 6.29선언을 기념한 629였음을 실토.
李피고인은『그렇다면 당연히 비자금 장부에 대해 盧피고인도 사전에 알지 않았느냐』는 김진태(金鎭太)검사의 질문에는 『절대 몰랐다』며 극구 부인.
李피고인은 또 비자금 폭로후 盧씨가 장부를 파기하는 것을 목격했느냐는 질문에는 『직접 보지는 못했으나 파기했을 거라 생각한다』고 답변.
마스크.휠체어 입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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