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거래 3년뒤 7조弗 시장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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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한국 시골의 5일장이 인터넷에 펼쳐진 것 같은 '온라인 장터'가 수년 내에 유통의 핵심으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세계적 전자상거래 업체인 미국 이베이(e-Bay)의 멕 휘트먼사장은 9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터넷 이용자가 늘면서 상거래 형태가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인터넷거래는 앞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인터넷을 통한 거래규모는 지난해 1조6000억달러에서 2007년에는 7조10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베이의 경우 1999년 28억달러이던 거래 규모가 지난해 238억달러(약 27조원)로 늘었다. 거래 수수료(이베이의 매출액)도 같은 기간 2억달러 수준에서 10배가량 늘었다. 올해 이베이의 거래목표는 280억달러. 초당 약 900달러어치의 거래가 이뤄지는 셈이다.

휘트먼 사장은 이베이의 성공에 대해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통해 신제품뿐 아니라 중고품 등 모든 물품을 거래할 수 있는 안전한 장터를 제공한 덕분"이라며 "물건을 사고파는 당사자들이 바로 연결되기 때문에 재고관리와 판매인력이 필요없는 것도 인터넷장터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옥션의 최대 주주로서 휘트먼 사장은 "현재의 옥션 지배구조에 만족하고 있으며 당분간 추가 매수나 코스닥 상장 폐지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베이는 2001년 한국 옥션의 지분 50%를 인수하고 지난해 말 12.2%를 추가매입하는 등 총 2600억원을 투자해 옥션의 지분 62.2%를 가지고 있다.

그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망을 가진 한국은 전 세계에서 이베이의 넷째로 큰 시장"이라며 "앞으로 중국.싱가포르 등 아시아 시장 확대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야후재팬에 뒤져 몇년 전 철수한 일본 시장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시했다.

휘트먼 사장은 이날 오후 정부 과천청사에서 500여명의 공무원을 대상으로 전자상거래를 통한 국가경쟁력 제고 등에 대한 특별강연을 하기도 했다.

글=염태정,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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