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회관 재건축, 운영비 마련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1면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서울 여의도에 있는 현재의 사옥을 허물고 내년 중 새 사옥을 신축하기로 결정했다. 임대료 수입을 늘려 재정 자립을 이루겠다는 목적이다. 이미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해 서울 남대문에 있는 사옥의 증개축 공사를 시작했다.

전경련 고위 관계자는 8일 "최근 신사옥 건축 계획을 확정했다"면서 "이 같은 내용을 이날 열린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보고해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신사옥이 건설되면 연간 200억원의 임대료 수입이 들어올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전경련의 올해 예산은 160여억원 정도여서 임대료만으로도 조직운용이 가능해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재계의 본산인 전경련은 그동안 450여 회원사에서 회비를 걷어 조직을 운영해왔다. 회비 수입은 한해 140여억원 정도며, 그중 100억원은 삼성.LG.SK.현대자동차 등 이른바 '빅4'그룹이 부담해왔다. 현 사옥의 임대료 수입은 20억원가량이다. 하지만 일부 대기업이 회비납부를 제때 하지 않는 바람에 전경련이 애로를 겪기도 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건물이 낡아 새 건물을 지어야 할 필요도 있지만 회비에 의존하는 불안정한 재정 구조에서 탈피해 재정 자립 기반을 마련하자는 목적이 더 크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당초 건물을 증개축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이 공사비도 500억원가량 드는 것으로 나타나 신축으로 방향을 틀었다. 신사옥 공사비는 1000억원가량으로 예상된다. 전경련은 이를 회원사들의 지원을 받지 않고 대부분 대출을 받아 메울 계획이다.

현재보다 임대료 수입이 10배 이상 늘어날 경우 7년 정도면 대출금을 모두 갚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지금의 전경련 사옥은 고(故)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전경련 회장으로 있던 1979년 말에 완공됐다. 당시 건설비는 회원사들이 모두 부담했다.

전경련은 이날 4월 회장단 회의를 열어 투자활성화를 위한 국민대토론회를 개최키로 결정했다. 이날 회의엔 강신호 전경련 회장,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이용태 삼보컴퓨터 회장 등 7명이 참석했다.

김영욱.강병철 기자

*** 바로잡습니다

4월 9일자 E1면 '전경련 회관 재건축' 기사 중 "회장단 회의에 보고해 승인받았다"를 "회의에 보고했다"로 바로잡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