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인재상’ 부각시켜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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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잠재력을 평가해 선발하는 대학입학사정관제가 확대되면서 서울대, 연세대 등 대학마다 자기소개서(또는 학업계획서)를 중요한 전형자료로 삼고 있다. 최근 『자기소개서로 대학 가기』를 낸 이만석 서울 청량고 교사는 “자기소개서는 지원한 전공과 관련해 그동안 노력해 온 실력과 성과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기소개서 작성법을 알아봤다.

◇“지원 전공의 특성을 알아야”=자기소개서를 쓸 땐 지원 전공의 특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대학들은 학생이 지원한 분야의 기본 소양을 갖추고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대학이 학업성취력·창의력·지도력·이타심 등 구체적 능력을 묻는 질문지를 주기도 한다. 최근엔 독서활동을 물어 학생의 관심 분야와 탐구력을 평가하기도 한다. 따라서 자신의 활동 이력과 지원 전공과의 관련성이라는 틀 안에서 자기소개서를 작성해야 한다. 취미·특기·소질·학교활동·체험·학업능력·인성 등이 지원 전공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나타내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어릴 때 레고를 갖고 놀다 만들기를 좋아하게 돼, 중·고교 때 항공·로봇 제작반에서 활동하고 각종 과학경진대회에 출전해 탐구능력을 키웠으며 앞으로 항공기술 연구에 매진하겠다는 식으로 작성하라는 것이다.

◇“구체적 활동사례를 보여주라”=자기소개는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의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한다. 입학사정관은 학생부를 근거로 구술면접 때 자기소개서와 추천서의 진위를 검증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심지어 중학교 학생부·학교교육과정·당시 담임교사 면담·생활환경 등을 검토하기도 한다. 자기소개는 수상실적·봉사활동·체험·임원경력·자격증·동아리활동·제2외국어·장래희망·취미 등에서 세부 내용을 추출해 열거한다. 대학이 학생에게 과거에 겪은 사건(활동)과 그 속에서 얻은 교훈을 물어 인성·가치관·잠재력·학업성취력 등을 진단하기도 한다.

예컨대 방학 때 위안부 할머니들이 사는 복지관을 방문해 말벗 등 봉사활동을 했고, 그러다 사귀게 된 한 할머니의 사연을 통해 전엔 알지 못한 일제의 만행과 역사의식을 배우게 돼, 한·일 관계를 개선코자 국제관계학에 지원하게 됐다는 줄거리로 꾸민다.

◇“상투어·미사여구는 피하라”=상투적 표현·미사여구·과장 및 허위 내용은 피해야 한다. 상투적 표현의 경우 ‘1989년 3월 서울에서 둘째로 태어나 자애로운 부모님의 보살핌을 받아…’라거나 ‘학교에서 임원을 했기 때문에 리더십이 있다’는 등의 막연한 내용은 입학사정관을 설득시킬 수 없다. 또 미사어구는 쓰지 말아야 한다.  

이 교사는 “입학사정관들이 심층구술면접과 합숙을 통해 내용의 진위를 판단하는 우회적인 질문들을 던 진다”며 “진솔하고 활동적인 경험들을 열거해 신뢰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박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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