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재계,春鬪앞두고 내분-日經連 "임금동결"에 업계 반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봄철 임금협상(春鬪)을 앞둔 일본 재계가 자중지란(自中之亂)에 빠졌다.
한국의 경총(經總)에 해당하는 닛케이렌(日經連)이 지난 12일 「임금동결」을 내세운 임금협상지침을 발표한 데 대해 자동차.제지업계 등이 반기를 들고 나선 것.
전반적인 불황 속에서도 몇몇 업종은 호황을 구가하는 경기 양극화 현상 때문에 빚어진 난기류다.노조단체들은 이들의 불협화음에 흐뭇한 표정이다.
임금동결에 가장 먼저 반기를 든 이는 자동차공업협회의 이와사키 마사미(岩崎正視)회장.도요타 부회장이며 닛케이렌의 부회장도맡고 있는 그는 지난 18일 『닛케이렌의 지침이 개별기업을 규제하는 것은 아니다.임금인상은 기업별로 판단할 일이다』라고 선언했다. 22일에는 제지연합회의 미야시타 다케시로(宮下武四郎)회장(일본제지 사장)이『이번 춘투에서 임금동결 같은 것은 전혀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나섰다.제지업계는 요즘 종이수요의 폭증으로 전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같은날 스즈키자동차의 스즈키 오사무(鈴木 修)사장도『이번 임금협상은 개별기업이 독자적으로 해야 한다』고 거들었다.일본 재계가 지난 48년 노조단체에 대항해 설립한 닛케이렌이 창립 이래 최대의 내분을 겪고 있는 것이다.
도쿄=노재현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