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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현장에 언론자유는 없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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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경찰과 시위대가 격렬히 충돌하면서 시위 현장에서 언론의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 취재기자들이 시위대에 둘러싸여 폭언과 폭행을 당하는가 하면, 경찰에게 맞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

28일 오후 11시55분쯤 인터넷 언론사 권모 기자는 광화문우체국 인근에서 경찰이 휘두른 방패에 팔을 수차례 맞았다. 권 기자는 ‘PRESS’라고 적힌 헬멧을 쓰고 있었지만 흥분한 경찰은 다짜고짜 방패를 휘둘렀다.

29일 0시10분쯤 광화문우체국 옆 인도에서 취재 중이던 본지 장모(28) 기자는 검거 작전에 나선 전경 두 명에게 붙잡혀 끌려갔다. 장 기자는 “취재 중인 기자”라고 소리쳤지만 소용이 없었다. 한 경찰 지휘관은 항의하는 장 기자의 복부를 발로 찼다. 현장에 있던 다른 경찰은 장 기자의 허벅지를 때리기도 했다. 장 기자는 실랑이 끝에 신분증을 보여준 뒤에서야 풀려났다.

시위대의 기자에 대한 위협과 폭행도 일상화하고 있다. 시위대는 현장에서 수첩을 들고 기록하거나 시위 상황을 전화로 알리는 사람을 발견하면 여러 명이 달려든다. 이들은 기자들에게 “프락치 아니냐”며 신분을 확인하는 등 위협을 가한다.

28일 오후 6시30분쯤 모 일간지 이모(30·여) 기자는 서울시청 앞에서 시위대 50여 명이 경찰의 살수차를 부수는 장면을 취재하다 위협을 받았다. 주황색 복면을 쓴 40대 남성은 이 기자를 가리키며 “XX일보 기자는 꺼져라”고 외친 뒤 어깨로 밀쳤다. 다른 시위대도 가세해 욕설을 퍼부었다. 40대 남성은 이 기자를 수십m 따라오며 ‘다시 오면 가만 두지 않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26일에는 동아일보 사진기자가 시위대에 폭행을 당해 카메라를 뺏기고 병원에 입원했다. 조선일보 사진기자는 시위대가 던진 유리병에 맞아 턱이 찢어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한국사진기자협회(회장 김낙중)는 27일 성명을 내고 “주최 단체인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의 책임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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