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가 최종예선 무대에서 거대한 암초를 만났다.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아시아축구연맹(AFC) 본부에서 열린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조 편성 추첨 결과, 이란·사우디아라비아·북한·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함께 B조에 배정됐다.
B조에 속한 나라들의 면면은 ‘지옥의 조’라 부르기에 충분하다. 2006 독일 월드컵에 아시아 대표로 나간 네 나라 중 일본을 제외한 세 나라가 몰려 있다. 조 편성 전부터 예측된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번번이 한국의 발목을 잡아온 중동팀이 세 나라가 돼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최종예선 초반에 몰려 있는 사우디아라비아(11월 19일), 이란(내년 2월 11일)과의 원정 2연전은 본선 진출을 향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걱정거리는 중동만이 아니다. 북한과의 인연도 계속된다. 9월 10일 만날 최종예선 첫 상대가 바로 북한이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올해 북한과 치른 세 번의 ‘코리안 더비’에서 시원스레 이겨본 적이 없다(3전3무). 경기 장소를 놓고 남북은 또 한 번 신경전을 벌여야 한다. 첫 경기 장소가 북한의 홈이지만 지난 3월 상하이에서 열렸던 3차예선 경기처럼 중국에서 개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A조는 호주와 일본·바레인·우즈베키스탄, 그리고 카타르로 짜여졌다.
아시아에 배정된 월드컵 본선 티켓은 4.5장이다. 내년 6월 17일까지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팀별 8경기를 치러 각 조 2위까지 본선 무대로 직행한다. 나머지 한 장은 대양주 예선 1위와 플레이오프를 통해 주인공이 결정된다. 우선 A, B조 3위 두 팀이 내년 10월 아시아 지역 5위 결정전을 치러 플레이오프 진출팀을 가린다.
장치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