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 ●·쿵 제 7단
응씨배 8강전. 대진은 이창호 대 조치훈, 최철한 대 박문요, 박영훈 대 류싱, 이세돌 대 쿵제(孔杰)다. 한국 4, 중국 3, 일본 1의 구도지만 조치훈도 한국인이니까 온통 한·중 대결인 셈이다.
쿵제는 구리, 후야오위와 함께 중국 바둑의 삼총사로 꼽히는 강자. 이세돌 9단에겐 1승2패, 이창호 9단에겐 2승3패로 약간 밀리지만 녹록지 않은 상대가 분명하다.
7의 눈목자 씌움이 쿵제가 준비해 온 메뉴. 이세돌은 16까지 죽죽 기어버렸는데 이런 대목에 동료들은 항상 신기해한다. 전투적인 그의 기질로 보면 ‘참고도’처럼 백1로 가르고 나오는 것이 맞는데 그는 왜 쉽게 기어버리고 마는 것일까. ‘실리’ 탓이라고 한다. 이세돌은 공격도 좋아하지만 실리도 좋아한다. 실리를 선취한 뒤 상대의 공격을 요리하는 것을 즐긴다. 그러다 종종 포석에서 실패를 맛보곤 하지만.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