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토지·상가 투자 ‘살얼음판 걷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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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시장은 ‘흐린 가운데 곳에 따라 맑음’으로 전망된다. 부재지주 양도세 중과 등으로 전반적인 침체 장세가 불가피할 것이지만 규제에서 풀리는 지역들은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토지시장은 이용규제 완화 조치가 구체화하는 임야와 농지가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10월까지 산지관리법을 개정해 굳이 보전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는 보전 임야를 준보전 임야로 용도 변경할 예정이다. 또 계획관리지역 내 임야에 대한 연접개발 제한 규제도 완전히 푼다는 계획이다. 한계농지는 빠르면 12월 말까지 개발이 종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뀌게 된다.

관련 법 개정 절차가 모두 끝나면 입지여건이 좋은 보전 임야와 계획관리지역 내 임야, 한계 농지 등에 투자하려는 사람이 늘고 땅값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

보전 임야는 가급적 기존 개발지와 가깝고 경사도가 낮은 임업용이 낫다. 계획관리지역 내 임야는 도로와 접한 곳이 좋다. 한계농지는 주택·공장 등의 건축허가가 쉽게 나는 기존 시가지 주변 땅을 우선 노려볼 만하다.

상가시장은 ‘곳에 따라 맑음’으로 예상된다. 공급 과잉, 경기 침체로 극심한 침체가 예상되지만 유망 상가엔 투자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 투자가 유망 상가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 내 상가나 신설 역세권 상가, 아파트형 공장 내 상가 등이 꼽힌다.

하반기에 눈여겨 볼 아파트 단지 내 상가로는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의 잠실1단지 엘스(5678가구), 잠실2단지 리센츠 (5563가구), 잠실시영(6864가구) 등이 있다.

내년 상반기 개통될 서울 지하철 9호선 신설 역세권 주변의 분양 상가도 관심의 대상이다. 일반 상가에 비해 공급량이 적은 대규모 산업단지의 아파트형 공장 내 상가의 인기도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단지 내 상가는 꾸준한 인기가 예상되지만 ‘옥석 가리기’식 투자가 필요할 것 같다. 최근 배후 수요가 풍부하더라도 아파트의 유형, 점포 층·호수 등에 따라 수익률에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신설 역세권 상가도 세부 조건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같은 상가라도 유동인구의 동선 등에 따라 수익률 격차가 점차 벌어지고 있다. 아파트형 공장 내 상가는 전체 연면적 중 상업 면적 비율이 낮은 곳이 좋다.

김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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